본문으로 바로가기

추행 날짜 기억 못하면 무죄?…대법 "재판 다시하라"

사회

연합뉴스TV 추행 날짜 기억 못하면 무죄?…대법 "재판 다시하라"
  • 송고시간 2019-10-10 16:10:52
추행 날짜 기억 못하면 무죄?…대법 "재판 다시하라"

[앵커]

성추행 피해자가 사건 발생 날짜를 정확히 기억하지 못해 진술을 번복했다면 가해자는 처벌을 받지 않을까요?

2년간 비서를 성추행한 기업 회장에 대해 대법원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유죄 취지로 판결했습니다.

김수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20대 여성 A 씨는 2014년부터 2년간 한 기업 회장의 비서로 근무하며 여러 차례 포옹과 입맞춤 등의 추행을 당했습니다.

A 씨는 2016년 회장 최 모 씨를 고소했고, 1심 법원은 최 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40시간의 성폭력치료 수강을 명했습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판결을 뒤집어 최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최 회장이 여러 차례 신체접촉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A 씨의 진술 신빙성을 문제 삼았습니다.



A 씨가 처음 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시점을 번복해 진술하고, 최 회장이 제출한 업무 일지와도 어긋나는 부분이 많다는 겁니다.

일례로 A 씨는 2014년 9월 5일 오전 10시 20분쯤 처음 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지만 업무 일지에는 최 회장이 당일 10시부터 1시간 가량 면접을 진행하고 있었던 겁니다.

하지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습니다.

대법원은 피해자가 처음 피해를 당한 후 3년이 지났다는 점을 고려하면 범행 주요 부분에 대한 진술에 모순이 없는 만큼 신빙성을 배척하기 어렵다고 봤습니다.

최 회장 스스로 추행을 짐작하게 하는 취지의 진술을 하고, 법원에 제출한 달력은 사후적으로 고쳐 쓰는 게 가능해 보인다는 점도 고려됐습니다.

대법원은 재판을 다시 하라며 사건을 다시 돌려보냈습니다.

연합뉴스TV 김수강입니다. (kimsookang@yna.co.kr)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