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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이후 우리의 삶은…" 실종자 가족의 눈물

사회

연합뉴스TV "그날 이후 우리의 삶은…" 실종자 가족의 눈물
  • 송고시간 2019-11-02 09:40:43
"그날 이후 우리의 삶은…" 실종자 가족의 눈물

[앵커]

갑작스레 내 가족의 생사를 모른 채 살아야 한다면, 어떠시겠습니까.

실종자 가족의 삶은 쉽게 짐작조차 하기 어려운데요.

많게는 30년이 넘는 세월을 버티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의 아픔과 바람을 박수주 기자가 들어보고 왔습니다.



[기자]



1989년 7개월 된 딸 한소희 양을 잃어버린 이자우 씨.



마을에 누군가를 찾아왔다는 묘령의 여성은 이 씨가 잠깐 화장실을 다녀온 사이 갓 난 딸을 들고 달아났습니다.

이 씨에게 삶은 버거웠습니다.

<이자우 / 실종자 한소희 어머니> "손가락질을 나한테 하는 것도 아닌데 저한테 하는 거 같아서 그 때는 바닥만, 사람을 쳐다보질 못했어요. 그냥 대화를 해요. 소희 어딨니, 잘 있니, 보고 싶다…"

죄책감은 우울감으로, 또 크고 작은 병으로 나타났습니다.

1973년 3살 된 아들 이정훈 군을 잃은 전길자 씨는 실종 3개월 뒤부터 최근까지 암 수술 등 큰 수술만 10번 넘게 받았습니다.

<전길자 / 실종자 이정훈 어머니> "암 수술 4번 하고도 살아있다는 게 정훈이가 어딘가에서 '엄마 지금 가면 안 돼. 나를 보고 가야되니까 죽지 말고 일어나…' 기적을 저한테 준 거 같아요."

경찰은 최근 이런 실종자 가족을 위한 심리치유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가족들은, 진정한 치유는 실종자를 찾으려는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에서 비롯된다고 말합니다.

특히 부모가 없는 주변 사람들에게 유전자 등록을 권유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최근 유전자 덕에 44년 만에 딸을 미국에서 찾은 사례가 있었는데, 가족의 유전자는 있지만 실종 아동의 유전자가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자우 / 실종자 한소희 어머니> "꼭 주위에서 부모 없이 자란 사람들은 유전자 검사를 해주시길…"

전국의 실종 아동은 578명, 이 중 30년 넘게 찾지 못한 경우가 84%에 달합니다.

연합뉴스TV 박수주입니다. (soo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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