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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에 쓸린 콧등에 밴드 붙인 간호장교…"대구시민 지킬 것"

사회

연합뉴스TV 마스크에 쓸린 콧등에 밴드 붙인 간호장교…"대구시민 지킬 것"
  • 송고시간 2020-03-06 15:38:36
마스크에 쓸린 콧등에 밴드 붙인 간호장교…"대구시민 지킬 것"

<전화연결 : 간호장교 김혜주 대위>

[앵커]

대구에서는 지금 이 시간에도 수많은 의료진들이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고 있죠. 하루종일 마스크를 쓰고 환자들을 돌보다 보니 콧등에 상처가 나는 일도 다반사라고 하는데요.

대구 동산의료원 격리병동에서 최근 콧등에 일회용 반창고를 붙인 이른바 '밴드투혼' 사진으로 화제를 모은 분이죠.

간호장교 김혜주 대위를 전화연결해 사투 현장 속 생생한 얘기들을 직접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김혜주 대위님.

[김혜주 / 대위]

안녕하십니까?

[앵커]

김 대위님, 안녕하세요. 잘 지내셨죠?

[김혜주 / 대위]

네, 잘 지내고 있습니다.

[앵커]

워낙 보도가 많이 돼서 자신에 대한 보도를 접하신 적 있습니까?

[김혜주 / 대위]

지인들을 통해서 많이 듣고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 보도가 됐더라 혹시 카카오톡으로 공유를 한다든지 그렇군요.

[김혜주 / 대위]

그렇습니다.

[앵커]

저희가 빨리 끝내겠습니다. 바쁘실 텐데…지난 23일에 대구 동산의료원에 투입되셔서 벌써 13일 지났다면서요.

[김혜주 / 대위]

그렇습니다.

[앵커]

어떻게 대구의료 현장에 가시게 된 건지 그 배경 좀 알려주시겠어요?

[김혜주 / 대위]

저는 2014년 임관 후에 응급간호 주특기를 수료하고 국군순천병원에서 응급 간호장교로 복무 중이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지난 2월 국군의무사령부에서 대구 의료현장에 투입될 지원자를 모집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간호장교라면 군인이자 간호사로서 국민 건강 회복을 위해서 앞장서서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지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앵커]

김혜주 대위는 특히나 최근에 콧등에 밴드를 붙인 모습, 그 모습이 굉장히 화제가 됐는데 알고 계신가요?

[김혜주 / 대위]

그렇습니다.

[앵커]

그 '밴드 투혼'에 많은 네티즌들이 감동이다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는데 밴드를 붙이게 된 이유가 뭔가요?

[김혜주 / 대위]

현재 의료현장에서는 N95형 마스크를 쓰고 있는데요. N95형 마스크는 일반 KF94 마스크보다 재질이 두껍고 뻣뻣합니다. 그래서 워낙 오랜 시간 착용을 하다 보니까 얼굴 피부와 마찰이 되서 문제가 생겼는데 투입되고 나서 3~4일 간은 밴드를 붙이지 않고 마스크를 착용했는데 마스크는 얼굴에 압박되어 있는데 말을 할 때마다 코와 볼 등이 계속 움직이다 보니까 마찰이 되고 그러다 보니까 쓸리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그래서 통증이 너무 심하기 때문에 그리고 또 상처가 나면 감염위험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은 마스크를 쓰기 전에 예방 차원에서 밴드를 꼭 붙이고 있습니다. 현재는 이제 저뿐만 아니고 서로 노하우를 공유하게 되면서 투입하는 모든 분들이 밴드를 붙이고 투입하고 있는데 그 모습에 응원을 해 주시니까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앵커]

김 대위님, 그럼 귀는 안 아파요

[김혜주 / 대위]

귀도 아파서 귀 부분에 밴드를 붙이고 들어가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앵커]

귀 상단부쯤에 아마 밴드를 붙이게 되겠네요?

[김혜주 / 대위]

그렇습니다. 그분 같은 경우는 머리카락이 있기 때문에 사실 붙이기가 굉장히 어려워서 그 부분은 대부분 참고 지내시는 것 같습니다.

[앵커]

진짜 힘드시겠네요. 아까 노하우 공유한다는 말씀을 해 주셔서 어떤 노하우를 공유하거나 의료진 간에 서로 돕고 그럽니까?

[김혜주 / 대위]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데 그중 하나는 이제 방호복 사이즈가 크거나 본인 사이즈에 안 맞는 경우를 입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경우에는 방호복이 좀 들떠서 얼굴 부분이 노출되는 경우에 서로 모르는 의료진끼리라도 들떠 있는 방호복 부위에 테이핑을 해 주는 일들이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6년차 간호장교이지만 수시간 동안 이렇게 방호복을 입고 환자를 돌보는 일이 정말 결코 쉽지만은 않을 것 같은데 현장에서 가장 힘들고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김혜주 / 대위]

방호복을 최소 2시간을 입고 있어야 하는데 땀이 엄청나게 많이 나고 한번 입으면 수춘섭취를 할 수 없기 때문에 그 점이 가장 어려운 부분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쉬는 시간에 수분 섭취를 충분하게 하게 되면 화장실도 가야 되기 때문에 물도 마음껏 마시거나 이렇게 할 수 없고 조절하면서 마시는 편입니다.

그래서 많은 의료진이 입맛이 없다고 호소를 하고 있는데 땀을 많이 흘리고 탈수상태가 되기 때문에 입이 껄끄러운 경우가 생깁니다. 그런 상태에서 끼니를 도시락으로 해결하다 보니까 소화불량을 호소하시는 분들도 다반사고 그래도 이제 저희가 건강해야 환자분들을 돌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식사는 꼭 챙겨먹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저희가 보도하면서 대구지역에 의료인력이 부족하다 그런 얘기를 많이 했었는데 여전히 그런 문제가 남아 있다고 들었고요. 혹시 지금 계신 곳 상황은 어떤지 좀 간략하게 들려주시겠어요?

[김혜주 / 대위]

의료인력 부족 문제는 저희가 절실히 실감하는 가장 큰 문제인데요. 지금 제가 일하는 병상은 41병상 정도 되는데 현재 간호사 2명이서 이제 총 4명이서 두 팀으로 나눠서 2명이 보는 시스템입니다. 그래서 일단 제가 있었던 병원을 비교해 봐도 환자 42명이 최소 간호인력 3명이고 그리고 간호조무사 1명이 있어서 총 4명이 일을 했었는데 현재는 식사 배분, 식사 보조, 하다 못해 물을 떠다주는 일까지 간호사 2명이서 모두 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굉장히 열악한 건 사실입니다.

게다가 저희 의무사령부 인원의 경우에는 제가 제일 선임자이기 때문에 일주일 근무표를 미리 짜서 고정적으로 돌아가고 있는 상황인데 다른 외부 파견자 같은 경우에는 근무표가 전날 밤 9시는 돼야 나오는 시스템입니다. 그래서 주변 거점병원이 많이 생기면서 파견됐던 간호 인력이 본래 병원으로 돌아가서 인력이 들어왔다 빠지는 일이 많기 때문인데요. 그렇기 때문에 함께 일하는 동료도 매일 바뀌고 있는 상황입니다.

문제는 근무가 이렇게 일정하지 않으면 피로가 더 빨리 누적될 수밖에 없고 지금은 초장기보다 인력이 보충되기는 하였으나 이렇게 장기화될 것을 대비해서 의료인력 부족 문제가 하루빨리 해결되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지금 이렇게 힘든 상황에서도 잘 이겨낼 수 있는 이유가 간호장교로서 굉장히 다양한 대응훈련을 받아서다라고 저희가 들었는데 간호장교로서 받았던 훈련이 실제로 현장에서 많은 도움이 됐습니까?

[김혜주 / 대위]

네. 여러 훈련을 받았습니다마는 특히 지난해에 국군간호사관학교에서 진행하는 재난간호 과정을 수료했습니다. 당시에 재난 심리라든지 사회적인 중재, 재난복구 단계시 간호활동이라든지 실질적으로 개인보호구 장비 착용하는 것, 제독하는 것, 생물 화학 재난시 환자 처치하는 이런 것들에 대한 재난 모의상황 훈련을 받았었는데 이렇게 직접 코로나19 의료현장에 나와서 보니 당시 훈련 내용하고 매칭이 되고 당시 교육받은 게 이번 상황에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저희가 아까 힘든 일을 여쭤봐서 여러 가지 힘든 상황들 이런 것들은 충분히 들은 것 같은데 대구의료현장에 투입된 후에 특별히 감사했던 일도 있었다, 이런 사연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사연인가요.

[김혜주 / 대위]

특히 대구 시민분들께서 저희 군 의료진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을 해 주시고 계시는데요. 현재 외부 숙소가 없는 간호사분들은 병원 장례식장이나 병원 내 휴게실에서 생활하시는 경우도 있습니다마는 저희 병원 근처에 외부 숙소에서 생활을 하고 있는데 의료진임을 알고 선뜻 숙박을 허락해 주시는 사장님께도 굉장히 감사하고 또 저희 대구 중구어머니회에서는 저희가 이곳에서 생활을 한다는 걸 아시고 문앞에 직접 담근 김치랑 자비로 마련하신 과일 같은 것도 두고 가시는 경우도 있고 엊그제 같은 경우에는 대구 익명의 시민분께서 토스트를 놓고 간 적도 있었습니다. 이런 것을 볼 때마다 정말 가슴이 따뜻해지고 감사하다는 인사를 꼭 드리고 싶었습니다.

[앵커]

41개 병상을 돌보시고 있는 만큼 여러 환자분들과 일화도 많을 것 같은데요.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으시다면 하나 소개를 해 주시죠.

[김혜주 / 대위]

다양한 환자분들이 있는 만큼 좋아지시는 분들도 있을 반면 아무래도 컨디션이 안 좋아지시는 분들도 있는데 격리병동이다 보니까 가족분들의 면회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환자분들의 가족분들에게 연락이 많이 오는데 그럴 때는 어떻게 말을 해야 위로가 될까, 말씀드리는 게 조심스럽고 좀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또 환자분들께서 격리병실에 입원해서 이제 답답해 하시는 부분들이 많은데 병실 밖으로 나오시면 안 되는데 이제 답답함을 못 참고 돌아다니시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면 단호하게 말씀은 드리지만 또 얼마나 힘드실까 굉장히 안타까운 마음도 듭니다.

[앵커]

저희가 마무리해야 되는데 가족들이랑 연락 자주 하세요?

[김혜주 / 대위]

그렇습니다. 거의 하루에 한 번씩 전화하고 있습니다.

[앵커]

저희 이제 시간이 조금 없기는 한데 그래도 가족한테 한마디만 해 주시죠.

[김혜주 / 대위]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또 의료진으로서 여기서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자랑스럽게 생각해 주시고 항상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앵커]

저희도 응원하겠습니다. 김혜주 대위님, 계속 수고 많이 해 주시고 저희도 응원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김혜주 / 대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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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