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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국경에 무더기 시신…드러나는 이민자 비극

세계

연합뉴스TV 멕시코 국경에 무더기 시신…드러나는 이민자 비극
  • 송고시간 2021-02-06 13:48:02
멕시코 국경에 무더기 시신…드러나는 이민자 비극

[앵커]

지난달 멕시코 북부 국경 지역에서 불에 탄 시신 19구가 발견됐는데요.

지금까지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 대부분이 미국으로 가려던 과테말라 이민자들이었습니다.

이들의 사망엔 멕시코 경찰도 연루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멕시코시티에서 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이 전합니다.

[기자]

과테말라 시골 마을에 사는 열일곱살 리발도의 가족은 얼마 전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웃 멕시코 북부 국경에서 총에 맞고 불에 탄 신원 불명의 시신 열아홉 구가 발견됐는데 그중 한 명이 리발도일 수도 있다는 겁니다.

옥수수 농장에서 일하면서 하루 7천원 남짓을 벌던 리발도는 학업을 계속하고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며칠 전 집을 떠나 미국으로 가던 길이었습니다.

<리발도의 고모> "그(리발도와 동행한 밀입국 브로커)가 오빠(리발도 아빠)에게 전화해 나쁜 소식이 있다고 했다. 무슨 일이냐고 묻자 '그들이 죽었다'고 말했다."

가족은 신원 확인을 위한 DNA 샘플을 당국에 제공하고 초조하게 소식을 기다렸습니다.

일말의 희망도 품어봤지만, 이후 멕시코 당국이 유전자 감식을 거쳐 발표한 사망자의 명단엔 리발도의 이름도 있었습니다.

19구 시신 가운데 지금까지 신원이 확인된 7명 중 5명은 리발도와 같은 과테말라 이민자였고, 나머지 2명 멕시코인 중 한 명은 이민자들의 불법 입국을 도와주는 브로커였습니다.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미국행을 감행한 이들이 어쩌다 멕시코 땅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는지는 아직 정확하게 드러나진 않았습니다.

그러나 멕시코 이민청 직원은 물론 경찰들까지도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멕시코 검찰은 지역 경찰 12명을 살인과 공권력 남용 등의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국경에서 치열한 영역 다툼을 벌이는 마약 카르텔과 부패 관리들이 얽혀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멕시코에서는 지난 2010년에도 미국행 중미 이민자 72명이 카르텔에 납치된 후 한꺼번에 살해되기도 했습니다.

멕시코시티에서 연합뉴스 고미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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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