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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번째 '슬픔의 봄'…팽목항·세월호엔 그날의 상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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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TV 열 번째 '슬픔의 봄'…팽목항·세월호엔 그날의 상흔
  • 송고시간 2024-04-14 09:27:55
열 번째 '슬픔의 봄'…팽목항·세월호엔 그날의 상흔

[앵커]

304명이 숨지거나 실종된 세월호 참사 10주기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결코 짧지 않은 세월이 흘렀지만 '그날의 봄'은 여전히 먹먹한 기억으로 남아 있는데요.

김경인 기자가 그날의 상흔이 지워지지 않는 전남 진도 팽목항과 목포신항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통곡이 끊이지 않았던 곳.

누군가는 절규했고, 누군가는 그대로 주저앉고 말았던 현장.

<현장음> "민지야."

모두가 마주한 현실이 믿기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현장음> "선실로 들어가는 게 말이 되냐고, 그 젊은 애들이 다 죽었다는 게 말이 되냐고."

참사 직후 희생자들이 옮겨지고, 가족들의 기다림이 계속됐던 '슬픔의 항구' 전남 진도 팽목항, 그리고 다시 찾아온 열 번째 봄.

팽목항에는 이제 적막마저 흐릅니다.

세월호의 흔적이 하나둘 지워지고, 여객선 터미널이 들어서면서 팽목항 대신 진도항이라는 이름이 더 선명합니다.

희생자 304명을 기억하기 위한 '세월호 팽목기억관'은 여전히 팽목항을 지키고 있습니다.

잊지 않기 위해, 잊히지 않기 위해 희생자 가족과 시민단체가 여전히 지킴이를 자처하고 있고,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순길 / 故 진윤희 양 어머니·416가족협의회 사무처장> "여기는 우리 아이들을 죽음으로 맞이했던 곳이에요. 살아 돌아오기만을 여기서 간절히 빌었고 그랬는데 죽음으로 우리 아이들을 또 여기서 마주하게 됐고요. 작은 기억 공간이 이곳에 마련되면 좋겠다는 게 저희의 바람이고…"

세월호 참사 이후 10번째 봄이 돌아왔습니다.

팽목항의 풍경은 많이 바뀌었지만, 기다림을 상징하는 빨간 등대와 바람에 나부끼는 깃발은 여전히 그대롭니다.

저 멀리 빨간 등대를 향하는 발걸음은 여전히 무겁습니다.

그날의 아픔이 여전하기 때문입니다.

괜스레 눈물이 흐릅니다.

<장창숙 / 대구 달서구>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되겠죠. 아무 생각 없이 좋은 곳으로 가서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어요."

세월호에는 참사의 상흔과 세월이 고스란히 묻어 있습니다.

10년이라는 절대 짧지 않은 시간 속에 선체는 찢기고, 휘어지고, 검붉게 녹슬었습니다.

'세월'이라는 글씨도 이제 점점 희미해져 가고 있습니다.

목포신항 입구에는 돌아오지 못한 미수습자 5명의 사진과 빛바랜 노란 리본이 나부끼고 있습니다.

세월호는 참사 발생 3년 만인 지난 2017년 인양됐는데요.

벌써 7년째 목포신항에 임시 거치돼 있습니다.

세월호 선체는 오는 2027년 인근에 있는 목포 고하도로 옮겨지고, 보전 공간은 2029년 준공됩니다.

<김순길 / 故 진윤희 양 어머니·416가족협의회 사무처장> "아직도 윤희가 제 옆에 없다는 게 믿어지지 않아요. 윤희야, 엄마 갈 때까지 엄마가 최선을 다해서 너의 억울함 풀어줄게. 사랑해."

연합뉴스TV 김경인 입니다. (ki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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