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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아픈 4월의 봄…세월호 유족들의 10년

사회

연합뉴스TV 여전히 아픈 4월의 봄…세월호 유족들의 10년
  • 송고시간 2024-04-15 07:31:29
여전히 아픈 4월의 봄…세월호 유족들의 10년

[앵커]

10번의 봄이 지났습니다.

하지만 세월호 유족들의 상처는 아직 아물지 않았는데요.

트라우마를 이겨내지 못할 것 같다고도 말합니다.

그래도 조금씩 견뎌낼 방법을 찾아가고 있는 이들을 최진경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2014년 4월 16일, 진도 앞바다에 가라앉은 304명의 숨.

박혜영 씨는 그날 늦둥이 막내딸 최윤민 양을 떠나보냈습니다.

10년이 흘렀지만, 박씨에게 딸아이는 열여덟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해 봄의 기억은 상흔처럼 남아 여전히 박 씨를 괴롭힙니다.

<박혜영 / 고 최윤민 양 어머니> "터널, 세차장. 어둡고 물소리가 막 나는 거를 저는 못 참아요. 윤민이가 있었던 공간이 상상이 되나 봐요. 트라우마를 극복한다는 거는 제 생각에는 없는 것 같아요."

하지만 딸의 이야기를 멈추고 싶지 않았던 박 씨는 다른 희생자와 생존자의 어머니 6명과 뜻을 모았습니다.

주말마다 열릴 연극 준비를 위해 연습실로 향합니다.

아이들의 사진을 곁에 둔 채로 실전 무대에 오른 듯 몰입해 봅니다.

10주기 공연의 첫 막이 오르는 날, 대기실은 막바지 준비로 분주합니다.

"10주기를 맞이하는 우리 첫 공연이니까 진심을 다해서 잘해봅시다. 4·16 가족극단 노란리본 파이팅!"

그간 한 번도 꺼낸 적 없던 일곱 가족의 이야기를 펼쳐봅니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마음이 파도를 친다."

"생각나면 그때그때 다 얘기하자. 보고 싶으면 보고 싶다고 말하고, 그리우면 그립다고 얘기하자."

어머니들은 연극을 통해 아이들을 추억하는 동시에 자신을 다시 알아갑니다.

<김명임 / 고 곽수인 군 어머니> "굉장히 자존감이 낮고 그냥 듣는 사람이었어요. 근데 연극을 하면 대사를 해야 되기 때문에 내 몫이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아마 차츰차츰 목소리를 찾아가는 그런 과정이지 않았나…."

<김도현 / 고 정동수 군 어머니> "14년도에 사건이 있은 뒤로 제가 누군지도 모르는 상태가 됐었고…연극을 하면서 어떻게 보면 더 단단해진 것 같아요. 그냥 단단한 엄마인 것 같아요."

가시 같은 4월을 견뎌낼 힘도 얻습니다.

<박혜영 / 고 최윤민 양 어머니> "저희한테 4월달은 굉장히 가슴이 아프고 온몸이 아픈 그런 달이에요. 하지만 모든 엄마들의 마음은 그거 같아요. 우리 아이들에 대해서 기억하는 그런 시간이 됐으면 하는…."

남겨진 이들에게 세월호는 10년이 지나도 풍화되지 않는 아픔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무뎌지진 않아도, 무너지지 않는 법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최진경입니다. (highjean@yna.co.kr)

[영상취재기자 김상윤·문영식]

#세월호 #10주기 #유가족 #생존자 #노란리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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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