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30년 가까이 제주를 대표해온 올해 제주들불축제가 디지털 축제로 전환됩니다.

화재 위험과 환경훼손 등 논란 때문인데요.

하지만 전통을 지켜야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아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김나영 기자입니다.

[기자]

매년 오름을 붉게 물들여 장관을 연출했던 제주들불축제의 오름 불 놓기.

올해는 불 대신 빛과 조명을 활용한 미디어아트가 자리를 대신합니다.

달집태우기와 횃불 대행진도 디지털 방식으로 전환됩니다.

소원을 적어 태우던 달집은 5m 크기의 디지털 조형물로 대체됩니다.

기존 등유를 사용했던 횃불은 LED 횃불로 바뀌고, 대규모 불꽃쇼도 올해부터 진행되지 않습니다.

채화 의식은 기존처럼 삼성혈에서 진행된 뒤 새별오름에 안치됩니다.

제주시는 실제 '불'을 사용하지는 않지만 축제의 전통은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문춘순 / 제주시 문화관광체육국장> "저희가 정체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행사를 잘 준비하겠습니다."

하지만 '불'이 없는 들불축체는 축제 고유의 전통과 정체성을 훼손하는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습니다.

<강철남 / 제주도의회 의원> "들불축제의 정체성이 상당히 혼란스럽거든요. 명칭을 바꿔야 할 정도로."

제주 들불축제가 디지털 축제로 전환되기까지는 여러 우여곡절을 겪었습니다.

제주녹색당은 재작년 오름에 불을 놓는 행위가 화재 위험은 물론 기후변화 시대와 맞지 않는다며 폐지 논의를 요구했고,

이에 반발한 애월읍 주민들은 도의회에 조례안 청구로 맞섰습니다.

도의회는 지난해 10월 오름 불 놓기를 명시한 조례안을 통과시켰지만, 이번에는 제주도가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제주들불축제는 오는 14일부터 사흘간 새별오름에서 열립니다.

논란 속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열리는 제주들불축제가 환경 보존과 흥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지 주목됩니다.

연합뉴스TV 김나영입니다.

김나영 기자

[영상취재: 서충원] [영상편집: 김소희] [그래픽: 노윤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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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영(na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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