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연합뉴스TV는 묵묵히 고군분투하는 치안 영웅들을 조명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범인 검거에 그치지 않고, 피해자의 곁을 지키는 경찰들을 정호진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경기도 이천의 한 오피스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대원들이 문을 강제로 엽니다.

이 곳에선 남녀의 시신이 한 구씩 발견됐습니다.

30대 남성 A씨가 전에 사귀던 여자친구와 그의 새 남자친구를 살해한 겁니다.

A씨는 범행 전 여성 피해자를 스토킹하고 주거지에 몰래 침입하기도됐습니다.

<오피스텔 주민> "비밀번호를 모르면 못 들어가요. 그냥 비밀번호 다 알고 들어간 거예요."

이처럼 교제폭력 같은 관계성 범죄는 내밀한 영역에서 일어나는 만큼 수사가 쉽지 않습니다.

피해를 당했더라도 사적인 관계를 고려해 진술을 주저하고, 사적인 영역에서 범죄가 발생하면 증거 확보도 어렵습니다.

<백경열/서울 서부경찰서 여청수사3팀 경사> "방범 CCTV도 보고, 민간 CCTV도 보고, 차량 조회도 해보니까 추가로 그 근방을 돌아다니는 게 확인돼서…"

피해자가 믿고 털어놓을 수 있을 만큼 신뢰 관계를 쌓는 것이 물증 확보만큼이나 중요합니다.

<고금영/서울 서부경찰서 여청수사3팀장 경감> "구체적인 피해자의 진술을 통해 입증해 나가야 하는데 그러면 라포(상호신뢰관계) 형성이 중요하죠. 이런 복합적인 수사가…"

교제폭력이 극단적인 2차 범행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피해자를 보호하는 것도 경찰의 주요 업무 중 하나입니다.

전 남자친구의 교제 폭력에 시달렸던 안다영씨는 사건이 종결된 이후에도 경찰과 연락을 이어가며 일상을 회복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2차 범행을 막기 위해 전 남자친구를 분리 조치하는 한편, 안씨의 불안을 덜어주기 위해 지속적으로 연락을 취했습니다.

<안다영(가명)/교제폭력 피해자> "주변 사람들한테 '아직 세상은 따뜻한 것 같다.' '도와주는 어른은 있다' 이렇게 얘기했었습니다."

안씨와 연락을 나눈 건 피해자의 사후 관리와 일상 회복을 돕는 학대예방경찰관, APO입니다.

APO는 도움이 필요한 피해자들을 관리하고, 안전 보장 여부를 지속적으로 확인합니다.

피해자를 만날 때도 마음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경찰 정복 대신 사복을 입습니다.

범인 검거도 중요하지만, 피해자의 일상 회복을 돕기 위해서도 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하는 겁니다.

<이지성/서울 서대문경찰서 학대예방경찰관 경위> "이어달리기로 보면 첫 주자가 경찰이고, 유관기관들과 협업을 통해 피해자의 일상 회복을 도울 수 있는…"

이들은 수사를 통해 범인을 검거하는 건 경찰 업무의 끝이 아니라, 남은 상처를 보듬는 일의 시작이라는 사명으로 값진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정호진입니다.

[영상취재 문원철 김봉근]

[영상편집 김은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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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진(hojea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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