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취재 이후를 들어보는 시간, 뉴스 A/S 입니다.
부산에서 최근 아파트 화재로 어린 자매가 잇따라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습니다.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사고가 연달아 발생하면서 지역 사회뿐만 아니라 지자체와 정부 차원에서도 관심이 집중됐는데요.
취재기자 연결해서 관련 내용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고휘훈 기자?
[기자]
네, 부산소방본부에 나와 있습니다.
첫 번째 화재 사고는 지난달 말쯤 발생했습니다.
정확한 시기는 6월 24일 새벽 4시쯤인데요.
부산진구 개금동의 한 아파트 4층에서 불이 난 겁니다.
출동한 소방대에 의해 불은 16분 만에 꺼졌지만, 안타깝게도 집 안에 있던 10살, 7살 여아가 대피하지 못하고 숨졌습니다.
당시 집 안에는 자매만 있었는데요.
부모가 새벽에 일을 나간 상태라 집이 비워졌습니다.
[앵커]
그로부터 얼마 뒤에 또 비슷한 화재가 발생해 어린 자매가 사망했죠?
[기자]
네, 개금동 아파트 화재 사고가 발생한 뒤 1주일 정도가 지난 때였는데요.
지난 2일 밤 11시쯤, 부산 기장군의 한 아파트 6층에서 불이 났습니다.
이때 역시 8살, 6살 자매가 부모가 집에 없는 상태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현장을 대피하지 못하고 집 안에서 발견됐습니다.
자매는 출동한 소방대에 의해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안타깝게도 모두 사망했습니다.
부검 결과에 따르면 '다량의 연기 흡입에 의한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확인됐습니다.
[앵커]
두 사고를 살펴보면 공통점이 보입니다.
부모가 없을 때 화재가 발생했다는 건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만약 부모가 집에 함께 있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 사고였습니다.
두 사건은 새벽 또는 밤늦은 시간에 화재가 발생했고, 부득이하게 부모가 부재중일 때 불이 난 겁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부와 지자체 등이 운영하는 돌봄 서비스를 되짚어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박형준 부산시장도 현장을 찾아 돌봄 공백을 메우겠다고 밝혔습니다.
직접 얘기 들어보시겠습니다.
<박형준 / 부산시장> "지난번 사고 이후에 저희가 대책을 마련하는 중에 또 이런 사고가 터졌습니다. 저희가 긴급 돌봄 지원이라든지 야간에 아이들만 두고 나가는 경우를 해소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제도를 두고 있는데 이런 제도들이 충분히 활용되지 않고 있어서 안타깝습니다. 이것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것이고 특히 아이들만 남겨두고 나가는 일이 없도록 하는데 돌봄지원체계를 거기에 맞춰서 강화하겠다는 말씀드리고..."
[앵커]
그렇다면 현재 돌봄 시스템에 어떤 점이 문제고, 어떤 점이 보완되어야 할까요?
[기자]
박 시장이 말했다시피 보호자가 없는 상황에 대비한 아이돌봄서비스가 운영되고 있는데요.
정부, 지자체, 교육청에서 각각 운영하고 있습니다.
다만 서비스 대기 기간이 길다는 점이 문제인데요.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아이돌봄 서비스 평균 대기 기간은 2020년 8.3일에서 이듬해 대폭 늘었고 지난해의 경우 32.8일에 달하는 등 매년 수요가 늘고 있습니다.
사실상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한 달 이상 기다려야 합니다.
긴급돌봄시스템도 있는데요.
갑자기 보호자가 필요해 긴급돌봄 서비스를 신청하더라도, 수락한 돌보미가 없으면 자동으로 취소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번 사고 사례처럼 새벽이나 밤 시간대 등 취약 시간에 갑자기 신청할 때 힘들다는 겁니다.
<이성한 / 사회복지연대 사무처장> "대기가 너무 길고 필요할 때 부조화가 일어나는 것이고. 시간당 1만2천180원인가라고 하는 비용도 부담이 되는 건데. 정부가 85% 지원하는 것 중에서도 75%. 쉽게 얘기하면 기초수급자, 차상위 계층, 의료수급 주거급여 받으시는 그야말로 취약계층에만 해당이 되니까. 부산에는 맞벌이하는 가구만 해도 43%가 넘거든요. 대다수의 시민이 필요로 하는 아이돌봄 서비스는 못 받는 거죠. 실제로는. 그부분에 관해서 이번 사고로 인해 드러났다고 보이는 것이고."
[앵커]
두 사고와 관련해 현장감식 결과도 나왔는데요.
어떻게 나왔고, 또 부산소방본부에서 관련 실험도 했다고 들었습니다.
[기자]
네, 두 사고와 관련해 경찰과 소방 등 합동 감식이 진행됐는데요.
개금동 아파트 화재 사고의 경우 거실에 있던 멀티탭에서, 기장군 아파트 화재 사고는 에어컨 전원선이 연결된 멀티탭에서 화재가 시작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결국 합선으로 인한 과부하, 그리고 전기적 요인에 의해 발화한 가능성이 큰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멀티탭에 의한 잇단 화재 사고로 부산소방본부는 일주일 전 제가 있는 이곳에서 공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멀티탭에 전기를 많이 쓰는 제품을 연결하면 어떤 상황이 벌어지는지를 실험해 본 겁니다.
일반 멀티탭에 에어컨과 히터 등 가전기기를 동시에 연결해 정격전류를 2.5배 이상 흐르게 했는데요.
실험 시작 3분 만에 멀티탭 내부 배선 온도가 70도를 넘어섰고, 6분 만에 100도를 넘기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7분 30초 정도가 되자 멀티탭에서 스파크가 튀고 주변으로 불이 옮겨붙었습니다.
주변 배선 온도는 무려 180도까지 달했습니다.
이날 실험에 참여한 부산소방재난본부 직원의 권고 들어보시겠습니다.
<정동우 / 부산소방재난본부 화재조사계장> "에어컨, 건조기 등 정격전류가 큰 기기는 반드시 벽면 콘센트를 연결해 사용해야 합니다. 부득이 멀티탭을 사용할 때 정격전류에 합당한 고용량 멀티탭을 사용하실 것을 권합니다. 그리고 가정에서는 전선에 꼬임 또는 압착, 변색 등을 수시로 점검해 안전하게 사용하시길 바랍니다."
[앵커]
화재가 발생한 아파트의 경우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는데요.
스프링클러만 있었다면 이런 인명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을 거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어떻게 된 건가요?
[기자]
건축 허가 때문인데요.
개금동 아파트의 경우 1994년, 기장군 아파트는 2003년 받았습니다.
이때는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화 전이었습니다.
스프링클러는 화재가 발생하면 열을 감지해 자동으로 물을 뿌려 화재를 진압하는 소방설비를 말하는데요.
화재 초기 진화에 큰 역할을 하면서 점점 설치 기준이 강화돼 2018년부터는 6층 이상 모든 층에 설치가 의무화됐습니다.
그렇지만 전국에 스프링클러가 없는 아파트 단지는 10곳 중 6~7곳에 달하는데요.
노후 아파트에 대한 설치 의무가 소급 적용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안전을 위해 설치하려고 해도 시간과 비용이 굉장히 많이 들고 주민 동의를 받기 쉽지 않은 문제로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최근에는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전문가들은 스프링클러 말고 연기만 나더라도 화재를 감지하는 것으로 변경할 것을 권고 하고 있습니다.
[앵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을 촘촘히, 무엇보다 부모가 아이들을 두고 집을 떠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 기자 수고했습니다.
[현장연결 박지용]
[그래픽 박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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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휘훈(take5@yna.co.kr)
취재 이후를 들어보는 시간, 뉴스 A/S 입니다.
부산에서 최근 아파트 화재로 어린 자매가 잇따라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습니다.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사고가 연달아 발생하면서 지역 사회뿐만 아니라 지자체와 정부 차원에서도 관심이 집중됐는데요.
취재기자 연결해서 관련 내용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고휘훈 기자?
[기자]
네, 부산소방본부에 나와 있습니다.
첫 번째 화재 사고는 지난달 말쯤 발생했습니다.
정확한 시기는 6월 24일 새벽 4시쯤인데요.
부산진구 개금동의 한 아파트 4층에서 불이 난 겁니다.
출동한 소방대에 의해 불은 16분 만에 꺼졌지만, 안타깝게도 집 안에 있던 10살, 7살 여아가 대피하지 못하고 숨졌습니다.
당시 집 안에는 자매만 있었는데요.
부모가 새벽에 일을 나간 상태라 집이 비워졌습니다.
[앵커]
그로부터 얼마 뒤에 또 비슷한 화재가 발생해 어린 자매가 사망했죠?
[기자]
네, 개금동 아파트 화재 사고가 발생한 뒤 1주일 정도가 지난 때였는데요.
지난 2일 밤 11시쯤, 부산 기장군의 한 아파트 6층에서 불이 났습니다.
이때 역시 8살, 6살 자매가 부모가 집에 없는 상태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현장을 대피하지 못하고 집 안에서 발견됐습니다.
자매는 출동한 소방대에 의해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안타깝게도 모두 사망했습니다.
부검 결과에 따르면 '다량의 연기 흡입에 의한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확인됐습니다.
[앵커]
두 사고를 살펴보면 공통점이 보입니다.
부모가 없을 때 화재가 발생했다는 건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만약 부모가 집에 함께 있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 사고였습니다.
두 사건은 새벽 또는 밤늦은 시간에 화재가 발생했고, 부득이하게 부모가 부재중일 때 불이 난 겁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부와 지자체 등이 운영하는 돌봄 서비스를 되짚어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박형준 부산시장도 현장을 찾아 돌봄 공백을 메우겠다고 밝혔습니다.
직접 얘기 들어보시겠습니다.
<박형준 / 부산시장> "지난번 사고 이후에 저희가 대책을 마련하는 중에 또 이런 사고가 터졌습니다. 저희가 긴급 돌봄 지원이라든지 야간에 아이들만 두고 나가는 경우를 해소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제도를 두고 있는데 이런 제도들이 충분히 활용되지 않고 있어서 안타깝습니다. 이것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것이고 특히 아이들만 남겨두고 나가는 일이 없도록 하는데 돌봄지원체계를 거기에 맞춰서 강화하겠다는 말씀드리고..."
[앵커]
그렇다면 현재 돌봄 시스템에 어떤 점이 문제고, 어떤 점이 보완되어야 할까요?
[기자]
박 시장이 말했다시피 보호자가 없는 상황에 대비한 아이돌봄서비스가 운영되고 있는데요.
정부, 지자체, 교육청에서 각각 운영하고 있습니다.
다만 서비스 대기 기간이 길다는 점이 문제인데요.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아이돌봄 서비스 평균 대기 기간은 2020년 8.3일에서 이듬해 대폭 늘었고 지난해의 경우 32.8일에 달하는 등 매년 수요가 늘고 있습니다.
사실상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한 달 이상 기다려야 합니다.
긴급돌봄시스템도 있는데요.
갑자기 보호자가 필요해 긴급돌봄 서비스를 신청하더라도, 수락한 돌보미가 없으면 자동으로 취소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번 사고 사례처럼 새벽이나 밤 시간대 등 취약 시간에 갑자기 신청할 때 힘들다는 겁니다.
<이성한 / 사회복지연대 사무처장> "대기가 너무 길고 필요할 때 부조화가 일어나는 것이고. 시간당 1만2천180원인가라고 하는 비용도 부담이 되는 건데. 정부가 85% 지원하는 것 중에서도 75%. 쉽게 얘기하면 기초수급자, 차상위 계층, 의료수급 주거급여 받으시는 그야말로 취약계층에만 해당이 되니까. 부산에는 맞벌이하는 가구만 해도 43%가 넘거든요. 대다수의 시민이 필요로 하는 아이돌봄 서비스는 못 받는 거죠. 실제로는. 그부분에 관해서 이번 사고로 인해 드러났다고 보이는 것이고."
[앵커]
두 사고와 관련해 현장감식 결과도 나왔는데요.
어떻게 나왔고, 또 부산소방본부에서 관련 실험도 했다고 들었습니다.
[기자]
네, 두 사고와 관련해 경찰과 소방 등 합동 감식이 진행됐는데요.
개금동 아파트 화재 사고의 경우 거실에 있던 멀티탭에서, 기장군 아파트 화재 사고는 에어컨 전원선이 연결된 멀티탭에서 화재가 시작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결국 합선으로 인한 과부하, 그리고 전기적 요인에 의해 발화한 가능성이 큰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멀티탭에 의한 잇단 화재 사고로 부산소방본부는 일주일 전 제가 있는 이곳에서 공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멀티탭에 전기를 많이 쓰는 제품을 연결하면 어떤 상황이 벌어지는지를 실험해 본 겁니다.
일반 멀티탭에 에어컨과 히터 등 가전기기를 동시에 연결해 정격전류를 2.5배 이상 흐르게 했는데요.
실험 시작 3분 만에 멀티탭 내부 배선 온도가 70도를 넘어섰고, 6분 만에 100도를 넘기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7분 30초 정도가 되자 멀티탭에서 스파크가 튀고 주변으로 불이 옮겨붙었습니다.
주변 배선 온도는 무려 180도까지 달했습니다.
이날 실험에 참여한 부산소방재난본부 직원의 권고 들어보시겠습니다.
<정동우 / 부산소방재난본부 화재조사계장> "에어컨, 건조기 등 정격전류가 큰 기기는 반드시 벽면 콘센트를 연결해 사용해야 합니다. 부득이 멀티탭을 사용할 때 정격전류에 합당한 고용량 멀티탭을 사용하실 것을 권합니다. 그리고 가정에서는 전선에 꼬임 또는 압착, 변색 등을 수시로 점검해 안전하게 사용하시길 바랍니다."
[앵커]
화재가 발생한 아파트의 경우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는데요.
스프링클러만 있었다면 이런 인명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을 거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어떻게 된 건가요?
[기자]
건축 허가 때문인데요.
개금동 아파트의 경우 1994년, 기장군 아파트는 2003년 받았습니다.
이때는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화 전이었습니다.
스프링클러는 화재가 발생하면 열을 감지해 자동으로 물을 뿌려 화재를 진압하는 소방설비를 말하는데요.
화재 초기 진화에 큰 역할을 하면서 점점 설치 기준이 강화돼 2018년부터는 6층 이상 모든 층에 설치가 의무화됐습니다.
그렇지만 전국에 스프링클러가 없는 아파트 단지는 10곳 중 6~7곳에 달하는데요.
노후 아파트에 대한 설치 의무가 소급 적용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안전을 위해 설치하려고 해도 시간과 비용이 굉장히 많이 들고 주민 동의를 받기 쉽지 않은 문제로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최근에는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전문가들은 스프링클러 말고 연기만 나더라도 화재를 감지하는 것으로 변경할 것을 권고 하고 있습니다.
[앵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을 촘촘히, 무엇보다 부모가 아이들을 두고 집을 떠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 기자 수고했습니다.
[현장연결 박지용]
[그래픽 박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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