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국무부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래 첫 '국가별 인권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북한 인권 상황이 여전히 심각하다고 지적하면서도 북한 정치 체제를 비판하는 내용이 빠지는 등 분량은 절반 넘게 줄었습니다.

장효인 기자입니다.

[기자]

미 국무부는 현지시간 12일 공개한 '2024 국가별 인권보고서'에서 북한 인권 침해의 심각성을 지적했습니다.

북한 정부가 사형과 신체 학대 같은 만행과 강압을 통해 국가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했다고 평가한 겁니다.

구체적으로 북한에서 자의적이거나 불법적인 살해, 강제노동을 포함한 인신매매, 최악의 아동 노동 등이 이뤄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국무부는 "한 해 동안 북한의 인권 상황에 큰 변화는 없었다"며, 북한 정부는 인권 침해를 저지른 관료들을 처벌하지도 않았다고 했습니다.

이런 내용은 과거에도 지적됐는데, 지난해 조 바이든 행정부의 보고서와 비교하면 구성이 단순해졌고 분량은 절반 넘게 줄었으며, 북한 정치 체제에 대한 비판도 사라졌습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다른 나라 선거 제도의 정당성 등을 평가하지 말라고 지시했기 때문으로 알려졌습니다.

<태미 브루스 / 미국 국무부 대변인> "(보고서에는) 특정 국가에 대한 평가를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국가 순위를 매기는 것도 중단했습니다. 사람들은 각 국가의 행동을 스스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익명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 우선주의 기조에 맞게 초안을 고치느라 보고서 발표가 몇 달 늦어졌다고 보도했습니다.

<태미 브루스 / 미국 국무부 대변인> "이 보고서가 늦게 발표된 이유는 전임 행정부가 쓴 것을 그대로 발표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점과 비전에 따라 바꿔야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줄곧 지지해 온 이스라엘이나, 미국의 불법체류자 추방에 적극 협조하는 엘살바도르 등에 대한 비판은 대폭 완화했습니다.

반면 유럽 각국이 혐오 발언을 막기 위해 온라인 규제 등을 도입하는 것을 놓고는 표현의 자유가 훼손되고 있다고 규정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겪고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브라질에 대해서는 인권 상황이 나빠졌다고 나란히 저격했습니다.

연합뉴스TV 장효인입니다.

[영상편집 나지연]

[그래픽 박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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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효인(hi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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