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도 광복 80주년을 맞아 대규모 경축 행사를 열었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처음으로 광복절 공개 연설을 했는데요.

러시아 대표단이 참석한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대남·대미 메시지 없이 러시아와의 관계를 과시하는 데만 집중했습니다.

박수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광복절을 '조국 해방의 날'이라 부르는 북한은 14일 평양 개선문 광장에서 '조국해방 80돌 경축대회'를 개최했습니다.

커다란 인공기 풍선 아래 북한 주민이 빼곡히 광장을 메웠고, 개선문 옆에는 대형 전광판과 함께 웅장한 무대가 설치됐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꼽히는 뱌체슬라프 볼로딘 연방 하원의장과 함께 무대에 올랐고, 행사 내내 나란히 앉았습니다.

광복절 계기로는 첫 공개 연설도 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8·15 해방이 자주독립의 승리라고 역설하는 동시에, 해방 과정에서 러시아의 도움을 강조했습니다.

이어 북러 관계가 '역사에 전무한 동맹 관계'로 발전하고 있다며, 피로 혁명을 지원한 역사를 토대로 한 북러 단결의 힘은 무궁무진하다고 말했습니다.

<두진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유라시아연구센터장> "과거 소련군의 대일 참전을 시작으로 한반도가 해방됐다고 하는 것은 선대의 노력 자체를 부정하는 거거든요. 김정은 당대에는 러시아와 함께 북한의 미래를 모색하겠다는 명확한 전략적 선명성을 보였다…"

통상 광복절에 대북 메시지를 발신하는 우리 정부와 달리, 김 위원장의 대남 언급은 없었습니다.

광복절 행사 하루 전에는 김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담화를 통해, 우리 정부가 '허망한 개꿈'을 꾸고 있다며 거칠게 비난한 바 있습니다.

미국에 대해서도 에둘러 비판했을 뿐, 직접적 언급은 하지 않았습니다.

북한은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주고받은 축전과 답전도 공개했는데, 볼로딘 의장이 행사에서 이를 대독했고, 러시아 대표단은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을 참배했습니다.

연합뉴스TV 박수주입니다.

[영상편집 박성규]

[그래픽 박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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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주(sooj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