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인천의 한 갯벌에서 고립자를 구조하다 실종됐던 30대 해양경찰관이 6시간 만에 발견됐지만 결국 숨졌습니다.

자신이 입고 있던 부력조끼를 고립자에게 입혀주고 맨몸으로 이동하다 사고를 당했습니다.

임광빈 기자입니다.

[기자]

캄캄한 새벽. 허리까지 바닷물이 차 올랐습니다.

몸이 휘청거릴 만큼 물살이 치는 상황.

인천 옹진군 영흥면 꽃섬 일대 갯벌에서 70대 남성 A씨가 고립됐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이재석 경장은 자신이 입고 있던 부력 조끼를 벗어줬습니다.

위치를 알리려는 듯 상공에 비행 중인 드론을 향해서는 원을 그려보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무 보호장구가 없었던 이 경장은 순신간에 불어난 바닷물에 휩쓸리며 실종됐고, 6시간 만에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습니다.

구명조끼를 넘겨 받았던 70대 남성은 헬기로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장음> "혼자에요? 혼자?"

2021년 7월 순경으로 임용돼 인천해양경찰서 소속 300t급 경비함정과 영흥파출소에서 근무한 이 경장은 평소 책임감이 강하고 근면한 모습으로 여러 차례 표창을 받기도 했습니다.

한 달 전 경장으로 승진했던 이 경장은 지난 4일 34번째 생일을 맞았지만 안전 수요가 급증하는 주꾸미철을 맞아 연가도 쓰지 않고 근무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경장의 안타까운 희생 소식이 전해지자 해경 내부는 침통한 분위기입니다.

직원들은 "해병대 출신인 이 경장이 자신보다 부상자를 챙긴 것 같다"며 안타까워 했습니다.

해경은 이 경장의 고귀한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면밀한 조사와 함께 순직 절차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경장의 영결식은 다음 주 월요일 인천해경에서 엄수됩니다.

연합뉴스TV 임광빈입니다.

[영상편집 박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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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광빈(june8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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