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조지아주에 구금됐던 우리 근로자가 구금 중에 몰래 적은 일지가 공개됐습니다.
일지에는 무자비했던 체포 과정에서부터 구금 생활까지 인권 침해 상황이 고스란히 적혔습니다.
차승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미국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 근로자 A씨가 일주일간의 구금 기간 동안 몰래 적은 일지입니다.
한쪽에는 교정시설 구조가 자세히 그려져 있고, 다른 한편에는 당시 겪은 일들이 일자별로 빼곡히 기록돼 있습니다.
미국 이민세관단속국의 급습이 이뤄진 현지시각 4일.
A씨는 체포 과정에서 '미란다 원칙' 고지도, 영장 서류에 대한 어떠한 설명도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기록했습니다.
9시간 넘는 대기 끝에 케이블타이로 손목을 결박 당한 채 호송차에 탑승했지만 차 내부는 지린내가 진동했고, 에어컨도 켜주지 않았습니다.
A씨는 구금시설로 이동하는 버스 내부에서 촬영한 사진도 공개했는데 수갑과 쇠사슬이 채워진 채 버스에 빼곡히 앉아 이동하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구금 초반 수용됐던 72인실 임시 시설 상황은 그야말로 악몽이었습니다.
주르륵 늘어선 이층 침대에는 곰팡이가 펴 있었고, 바로 옆에는 공용 변기가 놓였는데, 가림막이 없어 A씨는 생리 현상을 참아야 했습니다.
제공된 물에서는 냄새가 났고, 추운 밤에는 이불 없이 수건을 몸에 두르며 버텼습니다.
구금 사흘 차인 현지시간 6일에야 비로소 이민 당국과의 인터뷰가 시작됐습니다.
"비자 목적에 맞는 행위를 했는데 왜 체포했느냐"는 A씨의 질문에 당국 요원들은 자신은 이유를 모르고 윗사람들은 불법이라 생각한다고 답변했습니다.
요원들은 별다른 질문 없이 오히려 '북한', '로켓맨' 등을 언급하며 조롱섞인 발언을 했습니다.
A씨는 "나를 두고 장난을 하는 거 같아 화가 났지만 혹시나 잘못될까 봐 참았다"고 적었습니다.
A씨는 총영사관 측이 "여기서 사인하라는 것에 무조건 사인하라"고 안내했다면서 제대로 된 사태 파악 없이 "무조건적인 귀국에만 집중하는 것으로 느껴졌다"고 아쉬움을 토로했습니다.
연합뉴스TV 차승은입니다.
[영상편집 윤해남]
[그래픽 성현아]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차승은(chaletuno@yna.co.kr)
미국 조지아주에 구금됐던 우리 근로자가 구금 중에 몰래 적은 일지가 공개됐습니다.
일지에는 무자비했던 체포 과정에서부터 구금 생활까지 인권 침해 상황이 고스란히 적혔습니다.
차승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미국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 근로자 A씨가 일주일간의 구금 기간 동안 몰래 적은 일지입니다.
한쪽에는 교정시설 구조가 자세히 그려져 있고, 다른 한편에는 당시 겪은 일들이 일자별로 빼곡히 기록돼 있습니다.
미국 이민세관단속국의 급습이 이뤄진 현지시각 4일.
A씨는 체포 과정에서 '미란다 원칙' 고지도, 영장 서류에 대한 어떠한 설명도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기록했습니다.
9시간 넘는 대기 끝에 케이블타이로 손목을 결박 당한 채 호송차에 탑승했지만 차 내부는 지린내가 진동했고, 에어컨도 켜주지 않았습니다.
A씨는 구금시설로 이동하는 버스 내부에서 촬영한 사진도 공개했는데 수갑과 쇠사슬이 채워진 채 버스에 빼곡히 앉아 이동하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구금 초반 수용됐던 72인실 임시 시설 상황은 그야말로 악몽이었습니다.
주르륵 늘어선 이층 침대에는 곰팡이가 펴 있었고, 바로 옆에는 공용 변기가 놓였는데, 가림막이 없어 A씨는 생리 현상을 참아야 했습니다.
제공된 물에서는 냄새가 났고, 추운 밤에는 이불 없이 수건을 몸에 두르며 버텼습니다.
구금 사흘 차인 현지시간 6일에야 비로소 이민 당국과의 인터뷰가 시작됐습니다.
"비자 목적에 맞는 행위를 했는데 왜 체포했느냐"는 A씨의 질문에 당국 요원들은 자신은 이유를 모르고 윗사람들은 불법이라 생각한다고 답변했습니다.
요원들은 별다른 질문 없이 오히려 '북한', '로켓맨' 등을 언급하며 조롱섞인 발언을 했습니다.
A씨는 "나를 두고 장난을 하는 거 같아 화가 났지만 혹시나 잘못될까 봐 참았다"고 적었습니다.
A씨는 총영사관 측이 "여기서 사인하라는 것에 무조건 사인하라"고 안내했다면서 제대로 된 사태 파악 없이 "무조건적인 귀국에만 집중하는 것으로 느껴졌다"고 아쉬움을 토로했습니다.
연합뉴스TV 차승은입니다.
[영상편집 윤해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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