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찰이 20년 미제사건으로 남아있던 서울 신정동 부녀자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을 찾아냈습니다.

발전된 과학수사 기법을 총동원한 끝에 당시 피의자를 특정하는데까지 성공했는데요.

다만 피의자가 10년 전 이미 사망한 것으로 확인돼 죄를 묻긴 어렵게 됐습니다.

차승은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05년 6월과 11월, 서울 양천구 신정동에서 부녀자 살인 사건이 연달아 발생했습니다.

피해자들은 같은 건물을 방문했다가 살해된 뒤, 끈에 결박된 채 인근 노상 주차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당시 범인을 잡지 못해 사건은 장기 미제로 남았는데 2016년 재수사에 나선 경찰이 약 20년 만에 피의자를 특정했습니다.

발전된 유전자 분석 기법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경찰은 두 사건의 증거물에서 같은 유전자형을 확인, 동일범의 소행임을 밝혀낸 뒤 수사 대상자들의 유전자와 대조했습니다.

그 결과 피해자들이 붙잡힌 빌딩에서 관리인으로 근무했던 A씨가 특정됐습니다.

하지만 A씨는 10년 전쯤인 2015년 7월 사망한 상태였습니다.

경찰은 화장 처리로 유골을 확보할 수 없어 DNA 확보에 난항을 겪었지만, 인근 병원에 A씨의 검체가 보관돼 있어 DNA를 대조할 수 있었습니다.

또, A씨와 수감 생활을 함께 했던 교도소 재소자들로부터 해당 사건들에 대한 내용을 들었다는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피의자가 사망하면서 경찰은 사건을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할 예정이지만, 피해자와 유가족들에게는 오랜 한을 조금이나마 풀 수 있는 결과가 됐습니다.

한편, 비슷한 시기 신정동에서 발생한 또다른 부녀자 살인미수 사건은 여전히 미제로 남았습니다.

범행의 시기와 장소·수법 등이 유사한데다, 당시 생존자가 범행 장소에서 신발장에 붙어 있던 캐릭터 '엽기토끼' 스티커를 봤다고 진술하면서 3사건을 묶어 '신정동 엽기토끼 살인 사건'으로 불렸지만, 해당 사건 당시 A씨는 수감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연합뉴스TV 차승은입니다.

[영상편집 박창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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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승은(chaletun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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