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처럼 성별 갈등이 심해지는 배경에는 ‘불평등’을 바라보는 인식 차이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남성과 여성이 각자 자신의 시선에서 불평등을 받아들이면서 혐오의 감정도 커지고 있는데요.

이 악순환을 끊을 해법은 없는지, 송채은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저성장과 치열한 경쟁에 놓인 청년 세대는 '공정'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남성과 여성 모두 공정하지 못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느끼면서 감정의 골은 깊어졌습니다.

남성이 느끼는 불공정의 배경에는 군 복무가 있습니다.

<대학생 A씨> "남자 같은 경우에는 여자랑 달리 군대를 가기 때문에…"

<최동호·지수환/서울 성북구> "옛날에 사라진 가산점 제도라든지 이런게 없어진 건 조금 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반면 여성들은 고용시장에서의 차별과 출산 등으로 인한 경력 단절에 대한 불만을 호소합니다.

<신재아·이성욱/서울 성동구·강남구> "경력 단절이 되지는 않는지 임신과 출산 이후에 계속해서 커리어를 이어나갈 수 있을 만한 직장인지를 우선적으로 생각을 할 것 같고요."

혐오는 상대 집단의 비난 방식을 그대로 모방하며 대응하는 이른바 ‘미러링’ 형태로 번져갔습니다.

<대학생 B씨·C씨> "예전 여성을 비하하는 말도 많았는데 그거에 대한 반발로 여성시대 같은 (여초) 커뮤니티가 커진 걸로 알고 있어요."

전문가들은 이 같은 갈등이 저성장과 미래가 불안정한 사회 구조 속에 커지는 청년들의 불안감이 반영된 결과라고 진단합니다.

<신경아/한림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국가나 정치나 정부에 대해서 책임을 물어야 하는데 그 화살의 촉을 (상대 성별로) 돌려서 문제의 본질을 바꿔버리는 거예요."

여기에 남녀 갈등이 정치적 이슈로 소비되면서 혐오의 감정은 더욱 증폭됐습니다.

<신경아/한림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상대 집단에 대해) 공격하는 혹은 비난하는 말을 했고 정치권에서 그 집단을 배제하기도 하고 무력화시키기도 하고…내가 힘을 가질 수도 있구나, 사회적인 효능감을 맛보단 말이에요."

혐오 표현에 대한 법적 규제와 사회적인 인식 개선도 하나의 해법으로 주목받지만, 결국 청년층이 겪는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으면 갈등의 악순환은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사회가 단순히 성별 대립에 매몰되기 보단 그 이면에 숨겨진 청년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연합뉴스TV 송채은입니다.

[영상취재 신용희 정우현]

[영상편집 윤해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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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채은(chae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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