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역대 최악의 산불로 기록된 지난해 경북 산불과 관련해 1심 법원의 판결이 나왔습니다.

산불을 초래한 실화에 대해 형사 책임은 인정했지만, 피해 확산을 예견하거나 통제하기 어려웠다며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습니다.

정지훈 기자입니다.

[기자]

법원이 지난해 경북 초대형 산불 실화 사건에 대해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대구지법 의성지원은 산림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60대 정모 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50대 신모 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각각 선고했습니다.

신씨는 지난해 3월 성묘 도중 묘소 주변 잡목을 태우다 불을 키운 혐의로, 정모씨는 과수원에서 영농 부산물을 태워 산불을 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재판부는 신씨와 정씨가 산불 조심 기간임을 알고도 불씨를 완전히 확인하지 않은 채 화기를 사용한 점에서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건조했던 날씨와 강풍, 인근 지역에서 발생한 다른 산불과의 결합 등 피고인들이 사전에 예견하거나 통제하기 어려운 외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사망과 부상 등 인명 피해가 중대하지만, 피고인들에게 책임을 물을 만큼 인과관계가 명확히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고의가 아닌 실화라도 형사 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지만, 피해 결과를 그대로 형벌로 전가하는 데는 선을 그은 것으로 해석됩니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1월 열린 결심공판에서 신씨 등에게 산림보호법상 최고형인 징역 3년을 구형했습니다.

지난해 3월 발생한 경북 초대형 산불은 강풍을 타고 경북 5개 시·군으로 확산되며 26명이 숨지고 31명이 다쳤습니다.

산림 피해 면적도 9만 9천여 ㏊로 국내 산불 가운데 최대 규모를 기록했습니다.

수십 명의 사상자와 역대 최대 피해 규모를 고려할 때 이번 집행유예 판결이 앞으로 대형 산불 사건의 형사 책임 기준이 될 수 있을지를 두고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연합뉴스TV 정지훈입니다.

[영상취재 최문섭]

[영상편집 심지미]

[그래픽 서영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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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훈(daegura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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