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에서 발생한 홍수로 숨진 10대 자매가 손을 맞잡은 채 발견된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6일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지난주 금요일 새벽, 블레어 하버(13)와 브룩 하버(11)는 미국 텍사스주 커 카운티의 헌트 마을에서 폭우에 휩쓸려 숨졌습니다.

당시 두 자매는 부모와 조부모와 함께 가족 여행으로 헌트 마을에 머무르고 있었습니다.

자매의 아버지인 RJ 하버가 이날 새벽 3시 반쯤 쏟아지는 빗소리에 잠이 깼을 때, 이미 집 안으로 물이 빠르게 차오르고 있었습니다.

RJ와 그의 아내 애니는 창문을 깨고 탈출한 뒤, 옆 오두막에 머물고 있던 두 딸에게 가려고 했지만 거센 물살 때문에 가까이 갈 수 없었습니다.

두 사람은 이웃집으로 달려가 이웃들을 깨우고 카약과 노를 빌렸지만, 물살에 가로 막혀 두 딸에게 끝내 닿지 못했습니다

브룩은 아버지와 외조부모에게 보낸 "사랑해요"라는 문자를 마지막으로, 다시는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아이들의 시신은 그로부터 12시간 뒤, 약 24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습니다.

발견 당시 자매는 두 손을 꼭 맞잡고 있었습니다.

RJ는 CNN에 "블레어는 재능 있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아이였다"며 "브룩은 늘 빛나는 아이였고, 모두를 웃게 했다"고 비통한 심정을 전했습니다.

RJ의 여동생 제니퍼 하버는 세인트 리타 예배당에서 브룩과 블레어의 합동 장례식을 치를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자매와 같은 오두막에 머물었던 자매의 조부모는 여전히 실종 상태입니다.

제니퍼는 "이루 말할 수 없이 비통하고 너무나 가슴이 찢어진다"며 "부디 부모님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도움을 호소했습니다.

이번 재난은 지난 4일 텍사스주 중부 지역에 내린 폭우로 커 카운티에서 샌안토니오 쪽으로 흐르는 과달루페 강이 범람하면서 발생했습니다.

미국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이번 홍수로 현재까지 최소 82명이 숨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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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림(l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