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 23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대통령궁에 선 당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왼쪽)과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AFP=연합뉴스 제공][AFP=연합뉴스 제공]미국의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체포 작전과 관련해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이 사전에 미국에 협력을 약속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습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당시 부통령이던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이 '마두로 대통령이 제거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행정부에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고 고위 소식통 4명을 인용해 현지시간 22일 보도했습니다.
로드리게스는 지난 3일 미국이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해 압송한 이후 5일 임시 대통령으로 취임했으며, 그의 친오빠 호르헤 로드리게스는 국회의장을 맡고 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중재자들을 통해 미국과 카타르 당국자들에게 자신들은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환영할 것이라고 비밀리에 약속했습니다.
카타르는 미국의 핵심 동맹국으로, 트럼프 행정부와의 우호적인 관계를 활용해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이 비밀 협상에서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도왔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로드리게스와 미국 측 소통은 작년 가을부터 시작돼 11월 트럼프 대통령과 마두로 대통령이 통화를 한 후에도 이어진 것으로 전해집니다.
당시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 대통령에게 '즉각 사임하고 망명하라'는 취지의 최후통첩을 했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마두로가 사임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분명해지자, 로드리게스는 12월 미국 정부에 자신은 준비가 됐다는 뜻을 전달하며 "마두로는 물러나야 한다", "결과가 어떻든 협력하겠다"고 말했다는 게 소식통들의 전언입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은 베네수엘라 정권 인사들과 협력하는 것에 회의적이었지만,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의 협력 약속이 마두로 대통령 퇴진 이후 혼란을 막는 최선의 방법이라 생각하게 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다만 로드리게스 남매가 쿠데타를 모의하거나 적극적으로 배신을 한 것은 아니라고 소식통들은 강조했습니다.
마두로 축출 이후 미국에 협력을 약속한 것이지, 미국이 마두로 대통령을 끌어내리는 데 적극적으로 협력을 약속하지는 않았다는 것입니다.
로드리게스는 마두로가 미리 합의된 '안전한 피난처'로 은퇴하는 데 동의할 경우, 자신이 과도정부를 구성해 베네수엘라를 통치하는 방안을 제안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계획은 무산됐고, 이는 지난해 10월 미 언론 마이애미 헤럴드에 일부 보도됐습니다.
당시 로드리게스는 해당 보도를 부인하며 격렬하게 비난했지만, 미국 인사들은 그를 더 이상 교조적이고 단선적인 인물로만 보지 않게 됐고 강경했던 인사들도 마음을 돌리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로드리게스가 미국 석유 기업들과 협력을 약속하고, 미국 석유 산업 관계자들과 친분이 있다는 것도 한 요인이었습니다.
로드리게스를 잘 아는 사람들은 그가 사람을 무장 해제시키는 매력이 있고, 사람들과 쉽게 친해진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로드리게스가 마두로 대통령을 두려워했다는 말도 있습니다.
실제 미군이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할 당시 로드리게스의 행적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한때 그가 러시아로 도피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지만, 소식통들은 그가 당시 베네수엘라 휴양지 마르가리타섬에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마두로 체포 후 트럼프 대통령은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과의 협상을 확인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고 가디언은 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포스트에 "우린 그(로드리게스)와 여러 차례 얘기했고, 그도 이해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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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린(y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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