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달 포항의 한 모텔에서 일가족이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려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이들은 15년간 무속인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하며 금전적 갈취와 폭행을 당했다고 말했습니다.
심지어 미성년자인 딸과 성관계를 하게 해달라는 무속인의 요구에 극단적 선택을 시도할 수밖에 없었다고 호소했습니다.
김영민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40대 여성 A씨가 경기도 포천의 한 법당에서 무속인을 만난 건 지난 2008년.
출산 날짜까지 무속인의 말을 따를 정도로 무속인은 A씨 가족에게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 B씨 / 남편> "처음에는 딸아이가 아플 거니까 100일 전에 조심하라고 했는데, 애가 아팠고 법사가 (액운을) 풀어줘서 아이가 낫게 되었습니다. 그 말이 맞으니까 저희는 조금씩 믿게 된 거죠."
법당을 다니던 15년 동안 가족은 무속인에게 세뇌당했다고 말합니다.
매주 무속인의 텃밭에서 강제노동을 해야 했고, 전화가 오면 언제든지 달려가야 했습니다.
심지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시키는 일을 해야만 했습니다.
무속인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폭언은 물론, 폭행도 서슴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녹취> "(아닙니다 법사님. 제발 용서해 주세요) XXX아 내가 약이 올라 있다고 XXXX아"
일가족은 법당에 제사를 올린다는 명목으로 매달 돈을 뜯겼다고 주장했습니다.
그 액수만 3억6천만 원이 넘습니다.
더 이상 대출받을 돈이 없다고 하자, 무속인은 미성년자인 딸과 성관계를 하게 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녹취> "내가 XX이랑 X을 한번 할 거야. 동의하면 XX이 데리고 오고. 아니면 안 와도 되고."
실제 딸을 상대로 한 성추행도 있었다고 딸은 증언했습니다.
< A 씨 / 아내> "할아버지가 밑에다가 뽀뽀를 했다고, 그게 수치스러웠다고. 최근에는 저희집에 와서 딸아이를 안아주면서 엉덩이를 만지고 가슴을 만졌다고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 A 씨 / 아내> "끝나지 않을 것 같았어요. 그 사람은 나만 죽어도 나머지 세 가족을 괴롭힐 것 같았고, 우리가 죽거나 그쪽이 죽지 않으면 끝날 것 같지 않아서 나의 이 억울함을 죽어서 알리고 싶었습니다."
취재진과 만난 무속인은 딸과 성관계를 하게 해달라는 말은 실수였다며 일가족을 만나 사과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또, 폭행 사실은 일부 인정하면서도 나머지 혐의에 대해서는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무속인> "웬만하면 (기사를) 안 내줄 수 있으면 안 내주시고 기자님. 그냥 이렇게 합의하에 (일가족과) 볼 수 있게끔 해주세요."
고발장을 접수받은 경남경찰청은 일가족의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사실관계를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연합뉴스TV 김영민입니다. (ksmar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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