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연합뉴스TV 산업안전 특별기획, 지난 사흘간 안전의식이 시민의 일상은 물론 산업현장 곳곳에 제도와 문화로 정착한 스웨덴의 사례를 집중 보도해 드렸는데요.

오늘은, 어떻게 하면 대한민국도 산업재해를 획기적으로 줄여 안전한 일터가 보장되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지 방향을 살펴봤습니다.

신선재 기자입니다.

[기자]

스웨덴 티다홀름시의 성냥공장에서 46명의 어린 여성 노동자들이 화재를 피하지 못하고 숨진 건 '안으로 열리는 문' 때문이었습니다.

1875년 참사 직후 전면 금지됐습니다.

150년 뒤인 2024년 한국에서도 비슷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는 이주여성 노동자 15명을 포함해 23명의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조사 결과 일부 비상문은 현행법을 어기며 안쪽으로 열리도록 설치돼있었고, 안전 교육도 없었습니다.

배경엔 다단계 하청구조와 불법파견이 있었습니다.

스웨덴이라고 이같은 다단계 하청구조가 없는 건 아닙니다.

어떤 노동자도 병들거나 다치거나 목숨을 잃지 않도록 노력한다고 씌어있는 이 곳은 스웨덴 근무환경청입니다.

<현장음> "(안녕하세요) 어서 오세요."

<망누스 팔콘 / 근무환경청 EU·국제협력총괄> "승강기 추락으로 5명의 노동자가 사망한 사고가 있었습니다. 조사 결과 승강기 설치 당시 여러 작업들이 이뤄졌어요…그 현장에만 최소 70~80개의 업체들이 얽혀있었죠."

하지만 스웨덴의 접근법은 우리와 조금 달랐습니다.

한국에선 모호한 안전의무와 '책임 떠넘기기'가 꾸준히 지적되지만,

<전재희 / 전국 건설노조 노동안전보건실장> "산업안전보건관리비를 책정해야 돼요…발주자가 별도 계상을 하게 되어있고 원청에서 관리해야 되는 의무를 지고 있어요. 근데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에 따라 '위험의 정도에 따라 하청에 넘길 수 있다'…책임이 같이 떠넘겨지죠."

스웨덴은 발주자와 원청·하청업체 등 모든 공사 참여자별로 서로 떠넘길 수 없는 안전 책임을 자세히 명시하고 법적으로 의무화했습니다.

<헨릭 라너 / 근무환경청 근로감독관> "지난해부터 어떤 건설 현장에서든 모든 하청업체들 역시 총체적인 안전 조치에 참여하도록 바뀌었습니다…이전엔 의무가 아니었던 일이죠"

실효적인 근로감독도 스웨덴의 특징입니다.

<망누스 팔콘 / 근무환경청 EU·국제협력총괄> "단순한 자문기구에 그치지 않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현장이든 사무실이든, 사업주에게 가서 '이것들만 지키면 점검을 통과할 수 있다'고 하는 식이 아니죠. 규제사항과 위험요소를 설명하고, 사업주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합니다."

한국에서도 제도 개선 논의는 활발합니다.

현재 국회엔 스웨덴의 '안전대표'처럼 근로자 중에서 선정된 '명예산업안전감독관'을 확대하고, 작업중지권도 실질화하는 법안이 발의돼 있습니다.

물론 제도가 서류에 그치지 않고 조직문화의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전재희 / 전국 건설노조 노동안전보건실장> "작업중지권 신고 센터를 한번 운영한 적이 있거든요 한달 동안…신고 건수가 0건이었어요…"

일터에서의 죽음이 줄지 않고 있는 건 어쩌면 작은 문제들에 목소리를 내지 않은 결과.

스웨덴 학자는 산업재해 위험요인으로 익숙함과 침묵을 꼽습니다.

<로타 델베 / 예테보리대학교 사회학·노동학과 교수> "어려서, 신입이라서, 혹은 소속감을 이유로 목소리를 못 낼 수 있는데, 그 자체가 하나의 위험요소죠…업무가 과중되면, 육체적 업무강도가 늘수록 하나씩 해결하길 포기한 채 그냥 계속, 또 계속하게 되죠. 결국 문제점에 익숙해지는 겁니다."

우리에게 제도가 없어서 매년 수백 명이 일터에서 목숨을 잃는 건 아닐 겁니다.

스웨덴이 보여주는 건, 산업재해 없는 사회는 결국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사회라는 당연한 사실입니다.

연합뉴스TV 신선재입니다.

[영상취재 최승열]

[영상편집 김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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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재(fresha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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