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민주당은 중도·보수 정당'이란 입장을 재확인한 가운데 당 안팎 논쟁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민주당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오늘(20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날 이 대표의 MBC 백분토론 발언과 관련해 "민주당이 정체성 확장 태도를 보였기 때문에 주목을 끌고 있는 것이지, 민주당 역사에서 (중도 보수 입장이) 최초로 등장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강 원내대변인은 "김대중 전 대통령도 1997년 대선 후보 당시에 '우리 당은 중도 우파'라고 인터뷰한 적이 있고, 문재인 전 대통령도 대선 후보 시절인 2016년 '민주당이 새누리당에 비해 진보이지만 당 정체성은 보수 정당'이라고 말한 바 있다"고 부연했습니다.

당내 친명 좌장으로 불리는 민주당 정성호 의원도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민주당의 현재 위치에 대한 생각을 밝힌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진보의 가치를 보수적인 방법까지도 동원해서 실현하자는게 이 대표 입장이고 그것이 이 대표의 실용주의"라고 이 대표 발언을 거들었습니다.

반면 비명계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YTN라디오에 나와 "특히 당의 정체성과 노선 변경은 당 대표가 이런 일방적인 선언을 했다고 되는 게 아니라 충분한 토론을 통해서 국민의 공감대를 얻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전 총리는 또 "하루 아침에 중도·보수 정당이라고 한 것은 적절치 못했다"고 이 대표 비판을 이어갔습니다.



이 대표로부터 '극우 보수'로 규정된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중도 보수' 발언에 연일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이 대표가 성장을 운운해도, '민주당은 중도 보수'라고 외쳐본들 누가 민주당을 믿겠느냐"며 "민주노총과의 비굴한 연대부터 끊어내라"고 직격했습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자동차 핸들을 오른쪽으로 안 돌리겠다고 말하면서, 우회전은 하겠다는 소리 아니냐"며 "'보수인가, 아닌가' 여부는 그동안 축적된 실천과 언행으로 평가받는 것이지, 말 한 마디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도 국민이 평가하는 것이지, (이 대표) 본인이 스스로 평가할 일이 아니라"고 비판했습니다.

다만 여권 대선후보군으로 꼽히는 오세훈 서울시장은 SNS에 "중도보수 이재명의 민주당, 환영합니다'란 제목의 글을 올리며 "늦었지만 우리 사회가 가야 할 방향을 깨달으셨다니 반갑다"고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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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희(eg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