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읽고쓰기연구소


◇문어 반 사계

김지혜 지음 / 출판 읽고쓰기연구소

3월 개학을 앞두고 학생과 학부모의 가장 큰 관심사는 뭐니 뭐니 해도 '반 배정'입니다. 어떤 반에서 어떤 선생님과 함께 1년을 보내게 될지 그야말로 기대와 설렘이 가득한 시기죠. 그런데, 과연 선생님들도 그럴까요? 어쩌면 학부모가 가장 원하는 담임 선생님은 아이들 제각각의 반짝임을 알아봐 주는 사람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책은 선생님이 초등학교 3학년 '문어 반' 아이들과 함께한 사계절을 담은 이야기입니다. 아직은 '고사리손'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3학년 아이들의 귀여운 순간들부터, 그런 아이들을 바라보며 수업을 준비하고 때때로 고민하는 선생님의 정성스러운 마음이 담겼습니다.

책 속 한 문장

"올망졸망 문어들이 해맑은 비눗방울을 만든다. 다섯 개의 타원이 한 줄로 연결된 플라스틱 채 사이로 수많은 방울들이 태어나 하늘로 올라갔다. 덩달아 웃음이 피어나는 걸 느끼며 핸드폰으로 사진을 계속 찍었다. …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이 넘실댔다."

#한 해를 보낼 교실의 이름을 함께 짓고, 반에 기여할 역할을 스스로 정해 실천하며, 부족하더라도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서서히 드러내면서 아이들이 무럭무럭 커나가는 여정을 곁에서 이끌어 가는 담임교사의 ‘열심’은 무엇으로 평가되고 보상받을 수 있는 것일까. 마음을 측정할 수 있는 평가도구를 개발하기는 불가능하다. 저자는 아이들이 보여주는 순간의 아름다움에 황홀경을 느끼며 매 순간 보상을 챙겨왔다. 어쩌면 그런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음미할 수 있는 심미안이야말로 교사가 갈고 닦아야 할 자질인지도 모른다.

아이들이 때론 느리게 때론 폭풍처럼 성장하는 모습을 바로 곁에서 지켜볼 수 있다는 '교사의 특권'에 집중하는 저자의 눈높이에 마음을 맞추어 이 책을 읽어보자. 어떤 모습이더라도 진실된 마음 하나면 서로를 받아들이고 이해하며 행복하게 지낼 수 있음을 문어 반 교실과 같은 초등교실에서 경험할 수 있다는 사실에 안도하게 될 것이다. 어쩌면 내가 여태 그것을 제대로 배우지 못해 불행한 것이라는 깨달음을 얻을지도 모른다. 교사들이 수많은 계절을 애정어린 손길로 한껏 매만져 준 아이들이기에 그토록 빛나는 모습으로 세상에 나온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이제 막 교직에 들어선 초보교사들은 이 책을 통해 막연한 두려움을 내려놓을 수 있을 것이고(군데군데 교사들에게 보내는 쪽지가 있다),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학부모는 학교와 교사에 대해 다른 차원의 시선을 갖게 될 것이다. 특별히 초등학생 독자를 배려한 책꾸밈은 선생님 마음의 눈높이를 더 가깝게 경험할 수 있게 한다. 교사의 꿈을 꾸는 아이들에게 좋은 읽기책이 되어줄 것이다. (출판사 서평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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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새롬(ro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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