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강화군이 북한의 대남방송 장기화에 대응해 피해 영향권 분석을 위한 '소음 지도'를 만듭니다.

강화군은 북한 대남방송 소음을 전문적으로 측정하고 피해 저감 방안 마련을 위해 조사 용역에 착수했다고 밝혔습니다.

오는 11월까지 교동면과 양사면, 송해면 등 접경지역을 중심으로 대남방송 실태 조사에 나섭니다.

소음 측정은 24시간씩 사흘간 총 82개 지점에서 이뤄지며, 측정기 등급 2급 이상의 공식 장비와 풍향·풍속계 등 기상 장비도 투입됩니다.

강화군은 소음 발생 시간과 크기, 주파수, 방향 등을 토대로 소음 지도를 만들어 구체적인 소음도와 주파수 등을 제시하기로 했습니다.

소음 지도를 토대로 대남방송의 실제 영향 범위를 분석해 피해 보상과 대응 방안 마련을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한다는 구상입니다.

접경지 주민들은 지난해 7월 북한이 대남방송을 재개하면서 수면장애와 두통을 비롯한 정신적, 육체적 피해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강화군에 따르면 주민 2만 2천여 명이 대남방송 영향권에 놓인 것으로 추정되며, 방문객이 줄면서 관광·숙박업에도 큰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일부 농가에서는 염소가 사산하거나 닭의 산란에 이상이 생겼다는 민원이 제기돼 보건 당국이 현장 조사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강화군은 지난달 국방부에 대남방송 중단을 위한 '대북방송 중단 촉구 건의서'와 주민 서명부를 제출하는 등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부터는 강화군 전역을 위험구역으로 설정해 대북 전단 살포 행위를 금지했고 피해 주택을 대상으로 방음창 설치 사업도 추진 중입니다.

강화군 관계자는 "소음 지도가 만들어지면 실질적인 피해 규모를 판단할 기초 자료가 마련될 것"이라며 "소음 저감 방안도 함께 찾겠다"고 말했습니다.

한웅희 기자 hligh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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