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덧붙이는 말
30대 여기자가 덜컥 마라톤을 시작했습니다. 그것도 풀코스를 도전으로 말이죠. 앞으로 마라톤을 달리게 될 11월 2일까지 격주로 저의 도전기를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넉넉한 시간은 아니지만 [신현정의 일단 뛰어]는 30대 여기자가 반년동안 마라톤 풀코스 완주에 도전하는 과정을 전달합니다. 무모한 도전일수 있습니다.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해보겠습니다. 될 때까지 뛰는 겁니다.
[신현정의 일단 뛰어⓵]
◇10km에서 42.195km로…추첨 당첨으로 시작된 마라톤 도전기
긴 추위가 가시고 더위가 고개를 드는 요즘, 러닝 인구가 부쩍 늘고 있습니다. 러닝 열풍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닙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골프나 테니스처럼 소수로 즐길 수 있는 종목들이 인기를 끌더니, 진입장벽과 경제적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한 러닝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엉겁결에 러닝에 발을 들여봤습니다. 거리를 조금씩 늘리다 보니 10km를 쉬지 않고 뛰게 됐습니다. 괜한 욕심이 생겨 11월 열리는 JTBC 서울 마라톤에 접수했습니다.
올해부터 선착순이 아닌 추첨 방식으로 참가자를 모집했는데, 설마 되겠나 하는 마음에 풀코스로 응모한 게 화근이었습니다. 뽑기나 경품 당첨도 잘 안되는데, 이게 되어버렸습니다.
낙첨된 러너들은 진심으로 부러워하는 눈치입니다. 그렇게 연재 기사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지난 3월 JTBC 서울마라톤 풀코스 래플에 당첨된 내역지난 3월 JTBC 서울마라톤 풀코스 래플에 당첨된 내역
마라톤 풀코스의 거리는 42.195km, 대회까지 남은 기간은 반년 남짓,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직선거리로 동탄역까지의 거리입니다.
당장 전문 러닝 클래스부터 찾아 나섰습니다. 부상을 방지하고 달성이 가능한 목표를 세우기 위해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SNS 알고리즘이 러닝 관련 콘텐츠들로 지배된 지 오래, 수업을 찾는 일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지인의 추천으로 매주 토요일 아침 7시, 러닝 훈련을 하는 수업을 등록했습니다.
첫 수업에서 1,500m TT(Time trial·기록 러닝) 기록을 쟀는데, 7분 15초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1km를 4분 45초 안에 뛴 셈인데 짧은 거리에도 숨이 턱턱 막혔습니다. 질주가 익숙하지 않았던 탓입니다.
우선은 오래 뛰는 것에 익숙해지기 위해 '월 마일리지'(한 달 동안 달린 거리)를 점점 늘려가기로 했습니다. 주위의 조언을 받아 준비를 시작한 첫 달은 최소 100km, 대회를 두세 달을 앞두고선 한 달에 200~300km를 채울 예정입니다.
◇수강 신청만큼 어려운 마라톤 접수…해외로 눈 돌린 러너도
국내 3대 마라톤 중 하나인 JTBC 서울 마라톤은 이번 대회부터 선착순이 아닌 추첨제로 참가자를 모집하기로 했습니다.
러닝 소셜 플랫폼 '러너블'에 따르면 풀코스 20,000명과 10km 코스 1만 7,000명, 총 3만 7,000명을 모집하는 이번 대회에 15만 300명이 몰렸습니다.
풀코스는 3.6:1, 10km 코스는 4.6:1의 경쟁률이었습니다.
함께 3대 마라톤으로 꼽히는 서울마라톤(동아마라톤) 풀코스 대회는 내년부터 다른 대회 풀코스 완주 기록이 있어야 출전 자격이 주어집니다.
실력뿐 아니라 운도 따라야 마라톤에 출전할 수 있게 된 셈입니다. 높아지는 국내 대회 경쟁률에, 해외 마라톤 출전권과 여행상품을 결합한 '런투어'로 눈을 돌린 러너들도 있습니다.
해외 마라톤 출전권과 여행상품이 결합된 '런투어'[출처 해외 마라톤 여행 스타트업 ‘클투’ 홈페이지][출처 해외 마라톤 여행 스타트업 ‘클투’ 홈페이지]
◇‘기록보다 추억’…즐기는 러닝 '펀런'도 인기
PB(개인 최고기록) 경신이 아닌 달리기 자체를 즐기는 '펀런' 문화도 확산하고 있습니다.
'수육런'으로 더 알려진 금천구육상연맹회장배 달리기 대회가 대표적입니다. 올해 19회째인 이 대회는 완주 시 참가자들에게 수육과 두부김치, 막걸리를 제공해 화제가 됐습니다.
육류 도매업에 종사하는 회원이 편육을 협찬한 것이 대회 고유문화로 자리 잡은 겁니다.
2024 '수육런' 당시 완주자에게 제공된 수육과 막걸리[출처 금천구육상연맹][출처 금천구육상연맹]
이광남 연맹회장은 “보조 서버를 준비했는데도 접수 당시 홈페이지가 다운됐다"며 높아진 인기를 실감했다고 전했습니다.
안전관리 등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늘었지만, "생활체육 활성화로 국익에 일조했다는 생각에 뿌듯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기록 경신에 집중해오던 러너들에게도 ‘펀런’은 새로운 경험입니다. 지난해 말부터 러닝을 시작한 권송희(31)씨는 지난 18일 SNS를 통해 모집된 ‘수육런’에 참가해 10km를 완주했습니다.
”기록 경신에 대한 욕심이 컸고 압박도 있었지만, 같이 출전하는 러너 친구들과 색다른 추억을 만들 수 있어 즐거웠다“고 소회를 전했습니다.
지난 18일 '수육런'에 참여한 권송희(31)씨[출처 본인 제공][출처 본인 제공]
참가비 3만 원에 수육, 두부김치, 막걸리에 완주 메달까지 받았다며 비슷한 대회가 열린다면 주저 없이 참가해 기록보다 추억을 만들겠다는 계획입니다.
이 밖에도 유아차를 동반한 가족 1,000쌍이 광화문 광장을 달린 '유아차런', 참가자 1인당 빵 1개를 소외계층 아동에게 기부한 '빵빵런' 등 다양한 ‘펀런’ 대회가 매주 도심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신현정(hyunspirit@yna.co.kr)
30대 여기자가 덜컥 마라톤을 시작했습니다. 그것도 풀코스를 도전으로 말이죠. 앞으로 마라톤을 달리게 될 11월 2일까지 격주로 저의 도전기를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넉넉한 시간은 아니지만 [신현정의 일단 뛰어]는 30대 여기자가 반년동안 마라톤 풀코스 완주에 도전하는 과정을 전달합니다. 무모한 도전일수 있습니다.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해보겠습니다. 될 때까지 뛰는 겁니다.
[신현정의 일단 뛰어⓵]
◇10km에서 42.195km로…추첨 당첨으로 시작된 마라톤 도전기
긴 추위가 가시고 더위가 고개를 드는 요즘, 러닝 인구가 부쩍 늘고 있습니다. 러닝 열풍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닙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골프나 테니스처럼 소수로 즐길 수 있는 종목들이 인기를 끌더니, 진입장벽과 경제적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한 러닝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엉겁결에 러닝에 발을 들여봤습니다. 거리를 조금씩 늘리다 보니 10km를 쉬지 않고 뛰게 됐습니다. 괜한 욕심이 생겨 11월 열리는 JTBC 서울 마라톤에 접수했습니다.
올해부터 선착순이 아닌 추첨 방식으로 참가자를 모집했는데, 설마 되겠나 하는 마음에 풀코스로 응모한 게 화근이었습니다. 뽑기나 경품 당첨도 잘 안되는데, 이게 되어버렸습니다.
낙첨된 러너들은 진심으로 부러워하는 눈치입니다. 그렇게 연재 기사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지난 3월 JTBC 서울마라톤 풀코스 래플에 당첨된 내역지난 3월 JTBC 서울마라톤 풀코스 래플에 당첨된 내역마라톤 풀코스의 거리는 42.195km, 대회까지 남은 기간은 반년 남짓,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직선거리로 동탄역까지의 거리입니다.
당장 전문 러닝 클래스부터 찾아 나섰습니다. 부상을 방지하고 달성이 가능한 목표를 세우기 위해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SNS 알고리즘이 러닝 관련 콘텐츠들로 지배된 지 오래, 수업을 찾는 일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지인의 추천으로 매주 토요일 아침 7시, 러닝 훈련을 하는 수업을 등록했습니다.
첫 수업에서 1,500m TT(Time trial·기록 러닝) 기록을 쟀는데, 7분 15초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1km를 4분 45초 안에 뛴 셈인데 짧은 거리에도 숨이 턱턱 막혔습니다. 질주가 익숙하지 않았던 탓입니다.
우선은 오래 뛰는 것에 익숙해지기 위해 '월 마일리지'(한 달 동안 달린 거리)를 점점 늘려가기로 했습니다. 주위의 조언을 받아 준비를 시작한 첫 달은 최소 100km, 대회를 두세 달을 앞두고선 한 달에 200~300km를 채울 예정입니다.
◇수강 신청만큼 어려운 마라톤 접수…해외로 눈 돌린 러너도
국내 3대 마라톤 중 하나인 JTBC 서울 마라톤은 이번 대회부터 선착순이 아닌 추첨제로 참가자를 모집하기로 했습니다.
러닝 소셜 플랫폼 '러너블'에 따르면 풀코스 20,000명과 10km 코스 1만 7,000명, 총 3만 7,000명을 모집하는 이번 대회에 15만 300명이 몰렸습니다.
풀코스는 3.6:1, 10km 코스는 4.6:1의 경쟁률이었습니다.
함께 3대 마라톤으로 꼽히는 서울마라톤(동아마라톤) 풀코스 대회는 내년부터 다른 대회 풀코스 완주 기록이 있어야 출전 자격이 주어집니다.
실력뿐 아니라 운도 따라야 마라톤에 출전할 수 있게 된 셈입니다. 높아지는 국내 대회 경쟁률에, 해외 마라톤 출전권과 여행상품을 결합한 '런투어'로 눈을 돌린 러너들도 있습니다.
해외 마라톤 출전권과 여행상품이 결합된 '런투어'[출처 해외 마라톤 여행 스타트업 ‘클투’ 홈페이지][출처 해외 마라톤 여행 스타트업 ‘클투’ 홈페이지]◇‘기록보다 추억’…즐기는 러닝 '펀런'도 인기
PB(개인 최고기록) 경신이 아닌 달리기 자체를 즐기는 '펀런' 문화도 확산하고 있습니다.
'수육런'으로 더 알려진 금천구육상연맹회장배 달리기 대회가 대표적입니다. 올해 19회째인 이 대회는 완주 시 참가자들에게 수육과 두부김치, 막걸리를 제공해 화제가 됐습니다.
육류 도매업에 종사하는 회원이 편육을 협찬한 것이 대회 고유문화로 자리 잡은 겁니다.
2024 '수육런' 당시 완주자에게 제공된 수육과 막걸리[출처 금천구육상연맹][출처 금천구육상연맹]이광남 연맹회장은 “보조 서버를 준비했는데도 접수 당시 홈페이지가 다운됐다"며 높아진 인기를 실감했다고 전했습니다.
안전관리 등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늘었지만, "생활체육 활성화로 국익에 일조했다는 생각에 뿌듯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기록 경신에 집중해오던 러너들에게도 ‘펀런’은 새로운 경험입니다. 지난해 말부터 러닝을 시작한 권송희(31)씨는 지난 18일 SNS를 통해 모집된 ‘수육런’에 참가해 10km를 완주했습니다.
”기록 경신에 대한 욕심이 컸고 압박도 있었지만, 같이 출전하는 러너 친구들과 색다른 추억을 만들 수 있어 즐거웠다“고 소회를 전했습니다.
지난 18일 '수육런'에 참여한 권송희(31)씨[출처 본인 제공][출처 본인 제공]참가비 3만 원에 수육, 두부김치, 막걸리에 완주 메달까지 받았다며 비슷한 대회가 열린다면 주저 없이 참가해 기록보다 추억을 만들겠다는 계획입니다.
이 밖에도 유아차를 동반한 가족 1,000쌍이 광화문 광장을 달린 '유아차런', 참가자 1인당 빵 1개를 소외계층 아동에게 기부한 '빵빵런' 등 다양한 ‘펀런’ 대회가 매주 도심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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