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아프리카 케냐에서 반정부 시위로 수십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윌리엄 루토 대통령이 시위대의 다리를 겨냥해 발포하라고 명령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루토 대통령은 현지시간 9일 경찰에 시위대의 다리를 쏴 무력화하는 등 강경 진압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루토 대통령은 "다른 사람의 재산을 불태우러 가는 사람은 죽이지 말고 다리를 쏴서 병원으로 보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자신의 정치적 반대자들이 반정부 시위를 조직하고 있다면서 시위대 중 일부가 국가를 상대로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루토 대통령은 "우리 경찰, 우리 보안 요원, 경찰서를 포함한 보안 시설을 공격하는 사람들은 선전 포고를 하는 동시에 테러를 저지르는 것"이라며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루토 대통령의 강경 발언은 반정부 시위로 인한 사망·부상자가 140명에 육박한다는 케냐인권위원회(KNHCR) 발표 하루 뒤에 나온 것입니다.

전날 KNHCR은 기자회견에서 당국의 강경 진압으로 시위자 31명이 사망하고 107명이 다쳤으며, 약 530명이 체포됐다고 밝혔습니다.

정부의 부패와 경찰의 가혹 행위, 정부 비판자들에 대한 탄압으로 반발 여론이 고조된 케냐에서는 지난 7일을 기해 수도 나이로비 등 전역에서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습니다.

35년 전인 1990년 다당제 민주주의로의 전환을 요구한 대규모 민주화 시위가 열린 '사바 사바'(스와힐리어로 '7·7') 기념일에 맞춰 거리로 나선 것입니다.

케냐에서는 지난달 25일에도 증세 반대 시위 1주년을 맞아 열린 시위가 격화하며 진압 과정에서 최소 19명이 숨졌습니다.

지난해 6~7월에는 증세 반대 시위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가 잇따르며 경찰의 강경 진압 과정에서 최소 60명이 숨지고 20명이 실종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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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상(jus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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