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범죄 이력이 있는 불법 이민자들을 연고가 전혀 없는 남수단, 에스와티니로 추방하자 아프리카 국가들이 불쾌감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에스와티니 시민들은 "이곳은 트럼프 쓰레기장이 아니다"라며 분노를 드러냈고, 다른 나라들에서도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가능성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CNN이 현지시간 17일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대대적인 불법체류자 단속에 나서며 불법체류자 출신국이 수용을 거부할 경우 제3국으로 추방할 수 있다는 방침을 세웠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 5월 베트남, 라오스, 태국, 파키스탄 등에서 온 이민자 10명이 남수단으로 추방됐습니다.

지난 15일에는 이민자 5명이 아프리카 왕정 소국 에스와티니로 보내졌습니다.

추방된 이민자 가운데 남수단, 에스와티니 출신은 한 명도 없습니다.

에스와티니 야당 국민연합민주운동(PUDEMO)은 성명에서 "우리나라가 다른 곳에서 살기 부적합하다고 판단된 사람들을 버리는 곳으로 취급돼선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본부를 둔 스와질랜드(에스와티니의 옛 이름) 연대 네트워크 측은 "아프리카가 트럼프의 쓰레기장이라는 생각은 명백한 인종차별"이라고 반발했습니다.

남아공은 트럼프 행정부가 추방자 수용을 압박했다고 밝혔습니다.

남아공의 한 외교 소식통은 "추방된 범죄자들이 남아공으로 이주하고 싶어 한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라며 "미국이 남아공에 추방자 수용을 요청했지만 거절했다"고 CNN에 말했습니다.

나이지리아 외교부 장관도 TV 인터뷰에서 "미국이 추방된 베네수엘라인들을 수용하도록 아프리카 국가들에 상당한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추방자들을 수용한 아프리카 국가들이 미국으로부터 상응하는 대가를 받았을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에스와티니 정부 대변인은 CNN에 "(미국과의) 합의 조건은 기밀"이라고만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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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섭(le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