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진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회장은 한국과 미국의 관세 협상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원하는 것을 잘 파악해 협상안으로 제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류 회장은 지난 18일 '한경협 경영자 제주하계포럼'을 겸해 제주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관세 협상 데드라인까지) 앞으로 2주가 제가 볼 때 한국 경제의 운명이 달려있을 정도로 중요하다"며 "지금은 조금 손해 보더라도 미래를 위해 우리가 줄 것은 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풍산그룹을 이끄는 류 회장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등 미국 정계와 깊은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국내 대표 '미국통' 경제인으로 꼽힙니다.

류 회장은 한경협이 반대 입장을 피력하고 있는 상법 개정안에 대해선 "한 번에 다 하는 것보다 부작용이 있으니 우리 경제를 위해서 페이스를 늦춰가는 것이 어떨까 싶다"라며 "저도 저희 회사(풍산그룹) 차원에서 자사주 소각은 찬성한다"고 밝혔습니다.

류 회장은 4대 그룹 회장의 회장단 합류를 추진하고 있다고도 전했습니다.

그는 "한경협을 맡은 후 2년 동안 어떻게든 단체를 제자리에 놓기 위해 노력했다"며 "한때 남느냐, 없어지느냐의 고비에 있었지만, 다행히도 국민들이 이제 한경협을 용서해주시고 있지 않나 싶다"고 말했습니다.

국내 최대 민간 경제단체인 한경협은 전신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로,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에 휘말리면서 한때 위상이 급추락했습니다.

이에 2023년 한경협으로 이름을 바꿨고, 첫 수장인 류 회장의 지휘 아래 쇄신과정을 밟았습니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한경협 회비를 내지 않았던 삼성전자, SK, 현대차그룹, LG 등 4대 그룹이 회원사로 다시 합류한 상태입니다.

류 회장은 "과거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모든 사안은 윤리위를 통과하도록 했고, 그 결과 신규 기업들이 회원사로 많이 들어왔다"며 "이제는 (최근 대법원 무죄판결은 받은) 이재용 회장도 부담이 없으니 4대 그룹 회장이 회장단에 합류하는 것이 다음 단계일듯하다"고 기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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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숙(js17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