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후난성 러양의 한 길거리에서 쓰러진 여성에게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는 의사와 판 씨[SCMP][SCMP]


중국 후난성의 한 거리에서 쓰러진 여성을 심폐소생술(CPR)로 살려낸 남성이 가슴을 만졌다는 의혹에 휘말려 심리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21일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12일 후난성 러양의 한 길거리에서 젊은 여성이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습니다.

마침 현장에 있던 한 여성 의사는 곧바로 심폐소생술을 시작했고, 주변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이때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던 지역 의과대학 남성 교수 판 씨도 현장을 목격하고, 의사와 번갈아 가며 심폐소생술을 약 10분간 시행했습니다.

이들의 신속한 조치 덕분에 쓰러진 여성은 호흡과 맥박이 돌아왔고, 출동한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한 누리꾼이 이 모습을 영상으로 찍어 올렸고, 많은 누리꾼이 이들을 칭찬했지만 일부는 판 씨의 손 위치가 부적절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판 씨가 일부러 가슴을 더듬었다고 주장한 것입니다.

이 같은 주장은 온라인상에서 끊임없이 확산했습니다.

이에 판 씨는 “도움을 줬을 뿐인데 이런 식의 비난을 받을 줄 몰랐다”며 “이럴 줄 알았다면 먼저 나서서 돕지 않았을 것이다. 무섭고 깊은 실망을 느낀다”고 밝혔습니다.

“손의 위치는 정확히 흉골 위였고, 만약 문제가 있었다면 함께 있던 의료진이 즉시 지적했을 것”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현장에 있던 목격자 역시 “여성의 생명이 위급한 상황이었고, 여의사와 판 씨가 함께 환자를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이에 누리꾼들은 판 씨를 옹호하며 “지나칠 수도 있었던 상황에서 용기 내어 도운 것”, “생명을 살리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그를 지지했습니다.

중국에서는 과거에도 곤경에 빠진 사람을 도와주려다 오히려 피해를 보는 일이 잇따라 발생해, 이번 사건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2006년 난징에서 발생한 이른바 '펑위 사건' 이후 곤경에 빠진 사람을 돕지 않으려는 풍토가 확산했습니다.

당시 일용 노동자인 펑위가 버스 승강장에서 쓰러진 노인을 부축하고 가족에게 연락해 병원 치료를 받도록 도왔으나, 오히려 가해자로 몰려 법정에 섰고 배상까지 하게 됐기 때문입니다.

이후 2011년에는 광둥성 포산에서 두 살 아이가 두 번이나 차에 치였지만 행인 18명이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아 결국 숨졌고, 2017년 5월에는 웨이하이에서 유치원 통학차량 화재가 났지만 주변 차량들이 그냥 지나쳐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이에 중국 정부는 지난 2017년에는 다른 사람을 도와주려다 피해를 입은, 이른바 '선한 사마리아인'을 보호하도록 법안을 개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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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연(jswh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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