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협정서에 서명하는 라이오넬 아잉기메아 나우루 외교부 장관(오른쪽)과 중국농촌진흥개발공사(CRRDC)측 대표[나우루 정부 페이스북 캡처. 연합뉴스][나우루 정부 페이스북 캡처. 연합뉴스]호주와 안보 조약을 맺은 남태평양의 섬나라 나우루가 정체불명의 중국 기업으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받기로 했다고 발표하자 호주 정부가 조약 위반 여부를 따지기로 했습니다.
현지시간 20일 AFP 통신과 호주 공영 ABC 방송 등에 따르면 나우루 정부는 지난주 '중국농촌진흥개발공사'(CRRDC)라는 중국 기업과 약 10억 호주달러(약 9천억 원) 규모의 투자 프로젝트 협정을 맺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중국 기업은 1단계로 농업, 어업·해양 인프라, 재생에너지, 인산염 산업, 수자원·환경 시스템, 생태 관광, 친환경 교통 시스템 등 주요 분야 개발에 초점을 맞춰 투자할 계획이라고 나우루 정부는 설명했습니다.
더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이와 관련해 나우루와 긴밀한 관계인 호주의 패트 콘로이 태평양도서국 담당 장관은 이번 투자 협정이 지난해 체결된 양국 간 안보 조약에 위배되는지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콘로이 장관은 호주가 중국 등 외국의 태평양 지역 투자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전제하면서 "우리가 분명히 할 것은 전 세계 모든 국가가 태평양도서국포럼(PIF)의 견해, 즉 (이 지역) 안보는 PIF 회원국들이 제공해야 한다는 정상들의 합의를 존중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PIF는 나우루를 비롯한 태평양의 여러 섬나라와 호주, 뉴질랜드 등 18개 회원국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특히 호주는 나우루와 맺은 안보 조약에 따라 나우루의 안보·금융·통신 분야에 1억 호주달러(약 900억 원)를 지원하고 경찰력 강화를 돕고 있습니다.
나우루는 이 조약에 따라 안보·국방·치안, 항구·공항 등 교통 인프라, 은행 분야와 관련해 제3국과 협정을 체결하기 전에 호주와 협의하고 동의를 얻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번 중국 기업의 투자 협정은 투자 규모와 투자 주체 등 여러 면에서 물음표가 따라붙고 있습니다.
우선 인구가 1만 2천여 명에 불과한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 중 하나인 나우루에 10억 호주달러라는 투자 규모는 타당하지 않다는 견해가 나옵니다.
그레임 스미스 호주국립대 교수는 나우루의 경제 규모가 그런 투자를 감당할 만큼 크지 않기 때문에 실제로 나우루가 10억 호주달러 투자를 유치할 가능성은 매우 작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또 공문서 어디에도 협정 당사자인 중국농촌진흥개발공사에 대한 기록이 전혀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ABC는 중국 기업 검색 플랫폼에서 이 회사를 검색했지만 아무런 결과도 나오지 않았으며, 이 회사의 홈페이지나 소셜미디어 계정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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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상(jus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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