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여성 육상선수 엠마 마리아 마첸가[EPA 연합뉴스][EPA 연합뉴스]


고령자 부문 단거리 육상 세계기록 보유자인 92세 이탈리아 할머니의 체력과 건강의 비밀을 과학자들이 연구하고 있습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탈리아 파도바에 사는 엠마 마리아 마첸가(92)는 마스터즈 육상에서 연령대별 여성 단거리 경주 세계기록 4건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는 지난해 5월 90세 이상 여성 실외 200m 경주에서 51.47초로 세계신기록을 세운 데 이어 그 다음 달, 50.33초로 기록을 단축했습니다.

지난해 1월에는 90세 이상 실내 200m 경주에서 54.47초로 세계신기록을 세워 언론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키가 155㎝인 그는 대회에 나가면 경쟁 상대가 별로 없습니다.

그는 지난 7월 WP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탈리아에서는 나밖에 없다"며 "세계대회들에서는 나와 미국인 한 명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WP는 이탈리아와 미국의 과학자들이 마첸가가 90대에도 여전히 달리기를 할 수 있는 비결을 이해하기 위해 근육, 신경, 미토콘드리아(에너지를 내는 세포 내 기관)를 연구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과학자들은 마첸가를 대상으로 측정을 해 보고 대퇴사두근(quadriceps)에서 근육 시료를 바늘로 채취해 검사했습니다.

순발력과 관련이 있는 속근섬유(fast-twitch muscle fibers)는 건강한 70세와 비슷해, 나이치고는 좋은 편이었지만 특출한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지구력과 관련이 있는 지근섬유(slow-twitch muscle fibers)는 마치 20세 젊은이의 것처럼 보였으며, 근육으로 이어지는 혈류와 신경 경로도 그랬습니다.

마첸가의 심혈관계 건강과 다리 힘을 평가한 결과 근육에 산소를 공급하는 능력이 뛰어났으며 근육세포 내 미토콘드리아도 잘 보존돼 있고 기능이 뛰어나 마치 건강한 20세 청년의 것과 같았습니다.

일부 지표로 판단할 때 마첸가의 심폐(cardiorespiratory) 건강 수준은 40여 살 젊은 50대와 맞먹었습니다.

과학자들은 노화에 따른 근육 변화를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해 진행 중인 다년간 연구의 하나로 마첸가의 사례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과학 교사로 오래 일한 마첸가는 젊었을 때 육상을 했다가 결혼 등 이유로 그만둔 뒤 53세 육상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1주에 2~3차례 달리기를 하며, 달리기를 쉬는 날에는 산책합니다.

마첸가는 운동을 하는 다른 고령자들에게, 스스로의 한계를 알고 먼저 의사와 상의해서 달리기해도 되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그가 요리해 먹는 음식은 스테이크, 생선, 달걀부침, 그리고 파스타와 밥 조금 정도로 간단한 것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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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섭(lee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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