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 문제가 심각한 대만에서 15∼24세 여성 중 절반 가까이는 장래에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현지시간 15일 자유시보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위생복리부(보건복지부 격)가 최근 공개한 '2024년 여성의 생활 상황 조사'에서 15∼64세 노동연령인구 가운데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여성의 비율이 26.6%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2019년(19.2%)에 비해 7.4%포인트 높아진 것입니다.

'아이를 낳지 않겠다'라는 응답 비율을 연령대별로 보면 15∼24세 여성의 경우 2019년 31.3%에서 지난해 45.9%로 14.6%포인트 증가했습니다.

경제활동이 왕성한 25∼34세 여성은 같은 기간 27.3%에서 37.4%로 10.1%포인트 늘었습니다.

또 35∼44세 여성은 18.1%에서 25.9%로, 45∼54세 여성은 14.6%에서 21.2%로, 55∼64세 여성은 8.6%에서 12%로 각각 증가했습니다.

응답자들은 출산을 원치 않는 이유로 '경제적 부담이 너무 커서'(60.3%), '아이 때문에 기존의 삶을 바꾸고 싶지 않아서'(49.4%), '아이의 교육과 미래의 발전에 대한 걱정 때문에'(34.3%), '아이 돌보는 시간이 부족할까 걱정돼서'(24.7%) 등을 꼽았습니다.

조사 결과 여성의 경제활동 증가로 경제적 역량이 커졌음에도 아이가 있는 기혼 여성이 집안일과 육아에 사용하는 시간은 평균 4.41시간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는 남성 배우자의 1.72시간에 비해 2.6배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또 임신과 양육으로 인한 이직 여성이 복직하기까지 평균 약 3년 9개월이 소요돼 경력 단절의 골이 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문가들은 직장과 가정 내 여성에 대한 성원 부족으로 젊은 세대가 육아에 부담을 느끼고 출산 기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뤼젠더 위생복리부 정무차장(차관 격)은 "이는 선진 국가의 공동 난제"라며 "여성의 교육 수준이 향상되고 취업 비율이 늘면서 결혼과 육아의 순위가 보편적으로 뒤로 밀리고 있지만 전통적인 가정 안에서는 여성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변하지 않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대책으로 육아 보조금 제공 등을 통한 다양한 보육 서비스 구축에 나서고 있으며, 노동부가 젊은 세대를 위한 육아 휴직 제도를 개선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대만 국가발전위원회(NDC)는 최신 인구 추정 보고서에서 대만이 올해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또 지난해 신생아 수가 13만 4,856명으로, 2016년(20만 8,440명) 이후 9년 연속 감소한 가운데 2040년 이후에는 10만 명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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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상(ju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