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3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 치킨집에서 성사된 '치맥 회동'에서는 평소 볼 수 없었던 기업 총수들의 소탈한 모습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개방된 공간에서 시민들과 소통하며 친목을 다졌습니다.

두 회장과 담소를 나누던 황 CEO는 주위를 둘러보다 근처 테이블에서 가족과 치킨을 먹던 아이를 자신의 자리로 불어 악수를 건넸고 이 회장과 정 회장은 "내가 누군지 아니?"라고 물었습니다.

정 회장은 황 CEO의 사인을 받으러 온 또 다른 어린이에게 "아저씨는 차 만들고, 이 아저씨(이재용 회장)는 휴대폰 만들어"라고 말해 주위를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습니다.

이 회장은 밀려드는 '셀카' 요청에 흔쾌히 응하던 중 한 손님의 휴대전화가 아이폰인 것을 알고 "갤럭시를 가져오셔야죠"라며 장난으로 셀카를 거부하기도 했습니다.

세 사람은 식기가 부족하면 직접 수저와 포크를 챙기고, 팔을 걸고 '러브샷'도 나눴습니다.

치킨이 나오자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준 황 CEO는 소맥 제조기에서 나오는 술이 '싱겁다'며 스스로 소주를 기계에 더 붓기도 했습니다.

이날 자리를 누가 계산할지도 관심사였습니다.

황 CEO가 이 회장과 정 회장을 지칭하며 "이 두 분이 아주 돈이 많다"며 "디너 이즈 프리(저녁은 공짜)"라고 외치자 주위 손님들은 일제히 일어나 '젠슨황', '이재용', '정의선'을 연호하기도 했습니다.

이날 200만원 가량의 1차 비용은 이재용 회장이 냈고, 인근에서 벌어진 2차 자리는 정의선 회장이 계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황 CEO의 이번 방한에는 그의 딸인 메디슨 젠슨이 동행한 만큼 세 사람은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짧게 나누기도 했습니다.

또 치킨집 사장에게 장소 제공에 대해 감사함을 전하며 액자에 함께 사인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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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숙(js17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