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동안 미제로 남아 있었던 '일본 나고야 주부 살해 사건' 용의자가 마침내 체포됐습니다.

지난달 31일 일본 현지 언론들은 26년간 미제로 남아 있었던 '나고야 주부 살해 사건'의 용의자 야스후쿠 쿠미코(69)가 살인 혐의로 체포됐다고 밝혔습니다.

사건은 26년 전인 1999년 11월13일 나고야시 니시구의 아파트에서 당시 32살이었던 타카바 나미코가 흉기에 찔려 살해됐습니다.

나미코의 시신 근처에는 2살짜리 아들 고헤이가 천진난만하게 놀고 있었습니다.

아이가 보는 앞에서 어머니를 잔혹하게 살해한 것입니다.

남편인 타카바 사토루(69)는 외출 중이었습니다.

당시 경찰은 현장에 남겨진 혈흔 분석을 통해 40~50대 여성, 키 약 160㎝, 신발 사이즈는 240㎜, 혈액형은 B형일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그리고 나미코를 공격할 때 손에 부상을 입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발표했습니다.

지금까지 사건 해결을 위해 경찰은 총 10만 명이 넘는 인력을 동원해, 5천 명 이상을 심문했습니다.

하지만 별다른 증거를 찾지 못하면서 결국 사건은 장기화했습니다.

이번에 체포된 용의자 야스후쿠는 지난 여름 아이치현 경찰이 용의자 후보들을 물색하는 과정에서 수사선상에 오른 인물로, 남편의 고등학교 시절 동창생입니다.

야스후쿠는 경찰의 DNA 제출 요구에 여러 차례 거부하다 최근 응했으며, 지난달 30일 홀로 경찰서에 자진 출두해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26년 전 현장에서 발견된 혈흔과 야스후쿠의 것도 일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피해자 남편 사토루는 용의자가 자신의 동창생인 것에 대해 "깜짝 놀랐다"며 "고등학교 졸업 후 교류가 거의 없었다"고 했습니다.

이어 "사건 약 1년 전 열린 테니스부 동창회에서 용의자와 만나 대화를 나눴다"며 "무슨 일이 있었는지 영문을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사토루는 범인이 잡히면 현장 검증에 활용하고 싶다면서 26년 전 사건이 발생한 아파트에 매달 월세를 내며 현장을 그대로 보존해왔습니다.

현관에는 아직도 범인의 것으로 보이는 혈흔과 발자국이 남아 있습니다.

지금까지 그가 월세로 낸 돈만 2천만 엔(약 1억 9천만 원)을 훌쩍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또 2009년 장기 미제 사건 피해자 유족들과 함께 단체를 만들어, 살인죄 공소 시효 폐지에도 힘을 보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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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흠(hum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