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조업 부흥을 우선 과제로 추진 중이지만, 각종 규제 장벽과 지역 주민들의 반발, 전문 인력 부족 등으로 공장 건설부터 어려운 여건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지적했습니다.

NYT는 현지시간 4일 "미국에서 반도체 공장 건설이 어려운 1만 8천 가지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대만 TSMC가 애리조나에 반도체 제조 공장을 건설한 과정을 집중적으로 조명하며 미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이 겪는 어려움의 실상을 자세히 소개했습니다.

TSMC와 협력사들은 애리조나주 피닉스 북서부의 황량한 소노라 사막에 뉴욕 센트럴파크보다 넓은 1,149에이커(약 4.65㎢)의 반도체 생산 단지를 건설 중입니다.

TSMC는 대만 본토에서 자원과 인력, 규제 승인을 확보하는 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왔지만, 미국에서는 시, 카운티, 주, 연방정부 단위로 층층이 쌓여있는 복잡하고도 막연한 규제를 해결하느라 씨름해야 했습니다.

게다가 해당 산업에 관한 규정이 지방 차원에서 존재하지 않아 TSMC가 자체적으로 규정을 새로 마련하고 승인을 얻기 위해 전문가팀을 구성해야 했다고 합니다.

웨이저자 TSMC 회장은 올해 초 국립대만대학교 강연에서 "결국 1만 8천 개의 규정을 수립하는 데 3,500만 달러(약 516억원)가 소요됐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그동안 규제를 통해 대기·수질 오염을 줄이고 작업장 안전을 강화해 왔으나, 그 과정에서 관료주의가 점점 더 비대해졌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실리콘밸리 연구기관인 미국혁신재단(FAI)의 토머스 호크먼 디렉터는 주요 건설 계획을 세울 때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도록 강제하는 국가환경정책법이 금지 대상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은 채 단지 "서류 작업을 해야 한다"고만 돼 있어 기업들의 어려움을 가중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자신의 주거지 인근에 공장이 들어오는 것을 싫어하는 주민들의 강력한 반대 역시 제조 기업들이 극복하기 힘든 난관입니다.

아울러 반도체 제조 장비를 설치하고 제대로 작동시키는 데에는 전문적인 훈련과 경험을 갖춘 인력이 필요하지만, 미국 현지에서는 찾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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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윤(easy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