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아파트 매매가격이 2년 만에 상승 전환한 뒤 한 달 넘게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오늘(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비수도권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1월 첫째 주(11월3일 기준) 0.01% 올라 2023년 11월 넷째 주 하락 전환 이후 100주 만에 상승으로 돌아섰습니다.

이후 11월 둘째 주(11월10일 기준) 0.01%, 셋째 주(11월17일 기준) 0.02%, 넷째 주(11월24일 기준) 0.01%, 12월 첫째 주(12월1일 기준) 0.02%까지 5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하락세를 끝내고 보합 전환한 9월 마지막 주(9월29일) 이후 2개월 동안 한 차례도 가격이 내리지 않았습니다.

해당 월에 거래된 주택 가격과 직전 거래(동일 단지·동일 주택형)의 실거래가를 비교하는 실거래가격지수를 보면 지방이 앞서 올 6월에 전월 대비 0.32% 올라 반등을 시작했고, 7월 보합을 거쳐 8월(0.14%)과 9월(0.35%)에도 상승세를 이어왔습니다.

특히 부산·울산·경남권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률이 계속되며 전체 평균을 끌어올리는 추세입니다.

부산은 10월 마지막 주(10월27일 기준) 상승 전환한 이후 6주째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12월 첫째 주에도 직전 주 대비 매매가격 상승률이 수영구 0.17%, 해운대구 0.16%, 동래구 0.13%를 기록하는 등 신축과 재건축 추진 단지 등을 중심으로 오름세가 상당한 수준입니다.

울산도 최근 들어 매주 0.1%대 상승률을 기록하며 비수도권 대표 강세 지역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12월 첫째 주 기준으로 동구(0.15%), 북구(0.14%), 남구(0.13%) 등 두루 상승률이 높았습니다.

경남에서는 진주가 10월 이후 주간 상승률이 0.28%까지 오르는 등 일부 지역 상승세가 눈에 띕니다.

부산은 해양수산부 이전 이슈가, 울산은 조선업을 비롯한 지역의 산업 경기 호조가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신축 아파트 공급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또 규제지역이 아닌 데다 수도권 대비 가격이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 적은 투자금으로 신축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다만 지방이 평균적으로는 상승세를 보이더라도 범위가 넓고 지역별 격차도 큰 편입니다.

제주의 경우 2022년 8월 중순 이후 한 번도 주간 아파트 가격이 상승 전환한 적이 없고, 대전도 올해 들어 내내 하락세가 이어지는 등 지역별 격차가 큽니다.

지방 부동산 시장의 고질병인 공급 과잉도 여전합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지난 10월 말 기준 전국에 2만8,080채로 집계됐고, 이 가운데 84.5%(2만3,733채)가 지방에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박원갑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연구위원은 "지방이 반등 조짐을 보이고는 있지만 투기적 수요가 없고 거의 실수요 중심이라는 구조적 특성이 있어 회복 속도는 다소 느릴 것"이라며 "지역별 격차도 큰 편이고, 지금은 부울경과 같은 권역 내에서 순환매가 이뤄지는 모습이 관측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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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미(smj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