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장을 지내며 국내 중재적 방사선학 도입에 기여한 한만청 서울대 명예교수가 오늘(8일) 향년 92세의 나이로 별세했습니다.

고인은 1934년 10월 독립운동가 한기악 선생의 막내로 태어나 경기중고등학교와 서울대 의대를 졸업했으며, 서울대 대학원에서 의학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미국 하버드대 매사추세츠종합병원과 피터 벤트 브리검 병원에서 연수를 거쳤습니다.

고인은 혈관조영술 등 새로운 영상기술을 도입해 국내 영상의학 발전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전산화 단층촬영과 자기공명영상 기법을 활용한 해부학 교재 ‘인체 단면 해부학’을 국내외에서 출간해 의학 교육 기반을 확장했습니다.

특히 영상진단을 넘어 혈관조영술 등 비수술적 치료를 강조하며 중재적 방사선학 확립에 주도적 역할을 했습니다. 서울대병원에서는 교육연구부장과 제2진료부원장을 거쳐 1993년 서울대병원장에 임명됐습니다.

고인은 혈관중재영상의학 분야 공로를 인정받아 한국인 최초로 미국영상의학전문의학회 명예 펠로우와 북미영상의학회 종신 명예회원에 추대됐습니다. 대한의용생체공학회 의공학상, 대한의학회 분쉬의학상, 아시아오세아니아방사선의학회 골드메달 등을 수상하며 학계에서도 업적을 인정받았습니다. 2018년에는 대한의학회 의학공헌상 수상과 함께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습니다.

은퇴 후에는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로 활동하며 ‘한만청 연구기금’을 설립해 후학 지원에 힘썼습니다. 1998년 간암의 폐 전이로 시한부 판정을 받았으나 치료를 이어가며 투병기를 집필했습니다.

유족으로는 아내 김봉애 씨, 딸 숙현·금현·지현 씨, 사위 조규완(이화산업㈜ 회장)·백상익(풍원산업㈜ 대표)·장재훈(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 씨 등이 있습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장례식장 1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0일 오전 7시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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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DK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