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 사고 이후 몸이 풍선처럼 부푼 채 살아온 페루 남성[라 레푸블리카 제공][라 레푸블리카 제공]


12년 전 잠수 사고로 몸이 풍선처럼 부푼 채 살아온 페루 남성의 사연이 공개됐습니다.

현지시간 3일 Canal 9, 라 레푸블리카 등 현지 보도에 따르면, 페루 잠수부 마르티네즈는 잠수 후 수면으로 급히 복귀하는 과정에서 얻은 희귀한 형태의 감압병(일명 잠수병)을 앓고 있습니다.

감압병은 높은 기압에서 압축 공기로 호흡하던 사람이, 낮은 기압 환경에 노출 되었을 때 체내에 녹아 있던 난용성 가스가 기화되며 발생하는 증상을 총칭하는 말입니다.

피부, 근육, 장기 손상 등이 발생할 수 있는데 심해 잠수를 하는 잠수부들 사이에서 흔히 발생합니다.

앞서 지난 2013년, 마르티네즈는 페루 피스코 해안 30미터 깊이에서 해산물을 채취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지나가던 선박이 그의 산소통을 들이받았고, 그는 급히 수면 위로 올라왔습니다.

갑작스러운 상승으로 그의 가슴과 팔에 '질소 기포'가 생겼고, 몸은 점차 부풀어 올랐습니다.

결국 그는 팔 둘레가 각각 62cm, 72cm에 이를 만큼 심각한 부종 증세를 겪었습니다.

당시 의사들은 몸에 산소를 공급하는 '질소 기포 제거술'을 진행했지만, 제거율은 약 30%에 불과했습니다.

그는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부푼 몸이 줄어들지 않은 채 12년이 지났습니다.

의료진은 "감압병은 보통 통증, 관절 손상, 신경계 손상을 유발하는데, 몸이 기형적으로 부풀어 오르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질소 기포가 근육과 장기에 이미 달라붙었기 때문에 수술이 어렵다며, 더 안전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BBC 인터뷰에 따르면, 마르티네즈는 "기적에 의해 구원받았다. 기형적이지만 살아있는 것 만으로도 감사하다"며 "한때는 우울증에 빠져 사람들의 시선을 견디기 어려웠지만, 지금은 그 시기를 극복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가능하다면 잠수를 다시 하고 싶다. 잠수일을 정말 좋아했고 나의 취미였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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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소미(jeonso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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