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유럽 주요국 정상회담[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제공][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제공]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을 주도하는 미국이 향후 우크라이나 재건 과정에서 2천억 달러(약 293조 원) 규모의 러시아 동결자산을 직접 운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지시간 1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앞서 발표한 28개 종전안 초안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부속 문서들을 유럽 측에 제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문서에는 미국 금융회사 등이 2천억 달러 규모의 러시아 동결자산을 우크라이나 재건 프로젝트에 활용하겠다는 계획이 적혔습니다.

협상에 참여한 미국 측 관계자는 "미국이 관리하면 자산을 8천억 달러까지 불릴 수 있다"고 WSJ에 전했습니다.

이는 사실상 미국이 우크라이나 재건 과정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이권을 가져가겠다는 계획이어서, 우크라이나에 동결자산을 대출할 것을 구상 중인 유럽과의 충돌이 우려됩니다.

미국의 재건 계획에는 우크라이나에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방안도 포함됐는데, 현재 러시아군이 점령 중인 원자력발전소에서 전력을 공급하게 됩니다.

미국이 전달한 부속 문서에는 러시아를 글로벌 시장 경제에 복귀시키겠다는 구상도 포함됐습니다.

미국 기업들이 희토류 추출부터 북극 석유 시추까지 핵심 전략 분야에 투자하고 서유럽 등에 대한 러시아산 에너지 공급 복원을 돕는 방식입니다.

미국의 구상이 실현되면, 우크라이나 전시 정부를 지원하고 러시아의 경제적 고립을 공고히 하려던 유럽의 계획이 타격을 받게 됩니다.

유럽은 러시아 동결자산을 활용해 우크라이나 정부에 대출을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유럽연합(EU)은 최근 이러한 '배상금 대출' 방안을 담은 법률 제안서를 공식 발표했습니다.

또 유럽의회와 회원국 정부는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오는 2027년까지 러시아산 가스 수입을 전면 금지하는 방안에도 최종 합의했습니다.

종전안 부속 문서를 확인한 유럽 관계자들은 격앙된 분위기로 알려졌습니다.

한 당국자는 "이것은 제2차 세계대전 후 승전국들이 유럽을 분할했던 얄타회담과 같다"고 WSJ에 말했습니다.

WSJ은 "이번 종전안 논의가 단순한 정치 문제가 아니라 경제 이권의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며 "이는 유럽 대륙의 경제 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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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효인(hi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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