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온두라스 대선 투표함 실린 화물차 지키는 보안요원[연합뉴스 제공][연합뉴스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외압' 논란 속에 1·2위 간 박빙 승부 양상으로 진행된 온두라스 대선에서 특별 재검표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현지 선거 당국이 현지시간 11일 밝혔습니다.

온두라스 선거관리위원회(CNE)는 지난달 30일 치러진 대선 개표와 관련, 일부 후보 측 이의 제기에 따라 투표함 1만9천여개 중 약 2천700여개 투표함의 투표용지에 대해 재검표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코세트 로페스 오소리오 선관위원은 이 절차가 12일부터 개시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로이터통신에 전했습니다.

현지 언론 라프렌사는 재검표 대상 투표용지가 수십만 장에 달할 수 있다면서, 각 정당과 시민사회단체 등 다양한 계층에서 세밀한 감시를 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검토에 나흘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습니다.

1·2위 후보 간 근소한 득표 차를 고려할 때 재검표 결과는 당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온두라스 선거관리위원회(CNE) 홈페이지 기준 개표율 99.40% 상황에서 트럼프 지지를 받은 우파 나스리 아스푸라(67) 후보 40.53%, 중도 살바도르 나스라야(72) 후보 39.21%, 좌파 릭시 몬카다(60) 후보 19.29%의 득표율(이상 잠정)을 각각 기록했습니다.

아스푸라 후보는 나스라야 후보에 4만2천407표 앞서 있습니다.

인구 1천만명(유권자 650만명)의 온두라스에서 펼쳐진 올해 대선은 국제사회의 유례 없는 관심을 받고 있는데, 그 중심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온두라스 대선을 앞두고 좌파 집권당 몬카다 후보와 중도 나스라야 후보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난 온두라스 국민이 (나스리) 티토 아스푸라를 대통령으로 선출하기를 바란다"라고 공개적으로 지지 의사를 보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어 마약 밀매 유죄로 45년 형을 받고 미국에 복역 중이던 후안 오를란도 에르난데스(57) 온두라스 전 대통령(2014∼2022년 재임)을 사면하기도 했는데,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아스푸라 후보와 같은 정당(국민당) 소속으로, 트럼프 대통령 집권 1기 때 협력 관계를 유지한 바 있습니다.

지난 9일 시오마라 카스트로 온두라스 대통령은 이와 관련, "(우리 당) 몬카다 후보에게 투표할 경우 그 결과를 감수해야 한다고 우리 국민을 위협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선거 쿠데타'에 대한 조사를 위해 국제기구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좌파 집권당 지지자들 역시 선거 부정 주장을 제기하며 수도 테구시갈파를 중심으로 연일 시위와 집회를 펼치는 상황입니다.

온두라스 규정에 따르면 대선 결과발표 법정 기한은 투표일로부터 한 달, 즉 12월 30일이라고 라프렌사는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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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혁(bakto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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