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 갈등의 촉매제가 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은 정부의 공식 의견이 아닌 개인적 견해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12일 교도통신은 제1야당 입헌민주당 쓰지모토 기요미 의원이 전날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에 대한 내각관방 작성 문서를 공개했다며 이같이 보도했습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달 7일 국회 질의 과정에서 "전함을 사용해 무력행사를 수반한다면 어떻게 생각해도 (집단 자위권 행사가 가능한) 존립위기 사태가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쓰지모토 의원은 각의(국무회의)에서 결정된 내각관방 작성 문서를 근거로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은 관료가 쓴 것이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관료가 만든 답변 자료에는 오히려 "대만 유사시라는 가정에 기반한 질문에 답하는 것은 자제한다"는 내용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실제 쓰지모토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는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은 우리나라(일본) 안전보장은 물론 국제사회 전체의 안정에도 중요하다", "어떠한 사태가 존립위기 사태에 해당하는가에 대해서는 실제로 발생한 사태의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정부가 전체 정보를 종합해 판단한다"는 문장이 있습니다. 이는 일본 정부의 기존 견해에 부합하는 문구들입니다.

그동안 일본 언론들은 다카이치 총리가 '항공모함'이나 '전투기'가 아니라 현대전에서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떨어지는 '전함'을 언급한 점을 근거로, 정부가 준비한 답변을 참고하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말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해 왔습니다.

다카이치 총리는 대만 관련 발언의 수위를 조절하면서도 지지 기반인 보수층 여론 등을 고려해 해당 언급을 철회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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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효인(hij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