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가 하락세로 마감했습니다.

미국 인공지능, AI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이 AI 산업에 대해 회의적 전망을 내놓으면서 기술주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습니다.

현지시간 12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45.96포인트(0.51%) 밀린 48,458.05에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73.59포인트(1.07%) 떨어진 6,827.41, 나스닥종합지수는 398.69포인트(1.69%) 급락한 23,195.17에 장을 마쳤습니다.

브로드컴의 '솔직한' 전망이 꿈과 희망에 부풀었던 AI 산업을 흔들었습니다.

브로드컴의 호크 탄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실적 발표 후 가진 설명회에서 "1분기 비(非) AI 매출 전망치는 전년 동기 대비 변동이 없다"면서도 "빠르게 성장하는 AI 매출이 비 AI 매출보다 총마진이 더 작다"고 밝혔습니다.

AI 산업이 생각보다 '돈이 안 될 수 있다'는 겁니다.

브로드컴은 이와 함께 시장 상황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2026회계연도 AI 매출 전망치 발표도 보류했습니다.

향후 6분기에 걸쳐 출하될 AI 제품의 수주 잔고는 최소 730억달러라고 전망했으나 이 또한 투자자들의 기대에 못 미쳤습니다.

맞춤형 반도체(ASIC)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인 브로드컴이 AI 마진 문제를 솔직하게 건드리면서 실망감이 투매를 촉발했습니다.

브로드컴은 이날 11.43% 급락하면서 시총 2조달러 문턱에서 크게 미끄러졌습니다.

브로드컴은 지난 10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시총이 1조9천500억달러까지 불어났었으나 이날 마감 기준 1조7천억달러로 쪼그라들었습니다.

AI 테마 투매 속에 엔비디아도 오후부터 낙폭을 확대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엔비디아의 AI 칩 H200에 대해 대중(對中) 수출을 허용했으나 중국 정부가 도리어 이를 거부한다는 보도에 투심이 어그러졌습니다.

백악관의 AI 차르인 데이비드 색스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우리의 칩을 거부하고 있다"며 "분명히 그들은 그것을 원하지 않는 것 같은데 반도체 자립을 원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엔비디아와 브로드컴발 악재로 AI 및 반도체 종목 위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5.10% 폭락했습니다.

엔비디아와 브로드컴은 필리 지수를 구성하는 종목 중 시총 1위와 2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TSMC와 ASML, AMD,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 인텔 등 다른 종목들도 모두 4% 안팎으로 하락했습니다.

업종별로는 기술이 2.87% 급락했고 에너지도 1% 가까이 내렸고 필수소비재는 1% 가까이 올랐습니다.

시총 1조달러 이상의 거대 기술기업 중에선 애플은 강보합, 테슬라는 2.70% 올랐습니다.

하이퍼스케일러인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알파벳, 메타는 하락했으나 1%대 하락률에 그쳤습니다.

전통 산업주와 우량주 위주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다우 지수를 구성하는 일부 종목은 강세를 나타냈습니다.

JP모건체이스와 비자, 존슨앤드존슨, 홈디포, 프로터앤드갬블(P&G), 유나이티드헬스는 1% 안팎으로 상승했고 코카콜라와 맥도널드, 보잉, 버라이즌도 2% 안팎으로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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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주원(nanju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