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러시아 폭격기 이동 경로. 붉은색 별이 도쿄 위치.[통합막료감부 보도자료 캡처=연합뉴스 제공][통합막료감부 보도자료 캡처=연합뉴스 제공]


중국과 러시아 폭격기가 지난 9일 일본 오키나와현 섬들 사이를 지나 시코쿠 남쪽까지 비행했을 당시 이동 경로를 연장하면 도쿄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3일 보도했습니다.

일본 방위성 통합막료감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중러 폭격기는 당시 동남쪽으로 비행하며 오키나와섬(沖繩本島)과 미야코지마(宮古島) 사이를 통과한 뒤 오키나와섬 남쪽 해역에서 방향을 왼쪽으로 90도가량 틀어 북동진했습니다.

중러 군용기가 함께 시코쿠 남쪽 태평양까지 비행한 것은 최초로 알려졌는데, 폭격기가 시코쿠 남쪽에서 돌아가지 않고 계속 직선 경로로 비행했다면 도쿄는 물론 해상자위대·미 해군 기지가 있는 요코스카에 닿았을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중국 폭격기가 2017년 도쿄 방향으로 비행한 적은 있지만, 중러 군용기가 함께 이 경로로 이동한 것은 처음인 것으로 보인다고 요미우리가 전했습니다.

이 신문은 "중국 군용기는 과거에 오키나와섬과 미야코지마 사이를 빠져나간 뒤 미군 거점이 있는 괌 쪽으로 향한 적이 많다"며 이번 비행경로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비행경로 일부는 지난 6일 중국 함재기가 자위대 전투기에 레이더 조사(照射·겨냥해서 비춤)를 했을 당시 중국 항공모함인 랴오닝함의 항행 경로와 겹친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지난 9일 도쿄 방면으로 비행한 중국 폭격기 H-6K는 핵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는 기종이었다고 요미우리는 짚었습니다.

신문은 H-6K는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으며 사정거리가 1천500㎞ 이상인 공대지 순항미사일 CJ-20을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방위성 관계자는 "도쿄를 폭격할 수 있다는 것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는 별개로 랴오닝함이 이끄는 선단은 오키나와현 섬들을 포위하는 항해를 지속한 뒤 중국 쪽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통합막료감부에 따르면 랴오닝함은 지난 5∼9일 오키나와현 섬 사이를 누비며 'S자 형태'로 항행했고, 이어 미나미다이토지마(南大東島) 주변 해역을 시계 방향으로 한 바퀴 감싸듯 나아간 뒤 전날 오키나와섬과 미야코지마 사이를 북서진하며 통과했습니다.

통합막료감부는 "6∼12일 랴오닝함의 함재기와 헬리콥터 이착륙 횟수는 약 260회"라며 자위대 호위함과 초계기, 전투기 등으로 중국군 활동에 대응했다고 전했습니다.

중국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 이후 일본 여행·유학 자제령,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 재개 등 경제 보복 조치를 시행하는 한편, 군사 분야에서도 무력시위를 이어가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미국과 일본은 중국의 강도 높은 무력 행동에 맞대응하기 위해 항공과 해상에서 각각 훈련을 실시했습니다.

미군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와 이지스 구축함 '듀이', 해상자위대 '아키즈키'는 지난 8∼11일 혼슈 중부 남쪽 태평양 해역에서 연합훈련을 했다고 요미우리가 전했습니다.

이들 함정은 진을 치는 형태로 항해하며 전술 관련 정보를 공유했습니다.

조지워싱턴호는 2008∼2015년 요코스카 기지에 배치된 이력이 있고, 지난해 11월 다시 요코스카에 배치됐습니다.

요미우리는 "공동 훈련은 해상자위대의 전술 기량, 미 해군과 상호 운용성 향상이 목적이었다"며 랴오닝함 움직임에 대응해 미국과 일본의 연계를 보여주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해설했습니다.

미일은 중러 폭격기 공동 비행 이튿날인 지난 10일 미군 B-52 전략폭격기 2대와 항공자위대 F-35 스텔스 전투기 3대, F-15 전투기 3대 등이 참가한 훈련도 진행했습니다.

통합막료감부는 "힘에 의한 일방적 현상변경을 일으키지 않도록 하겠다는 일미의 강한 의사, 자위대와 미군의 즉응 태세를 확인했다"며 비행 훈련이 사실상 중국을 염두에 두고 이뤄졌음을 시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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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good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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