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본부[연합뉴스 자료사진][연합뉴스 자료사진]


앞으로 은행 대규모 예금인출 사태와 같은 유동성 위기가 발생할 경우 금융기관이 보유한 대출채권을 담보로 긴급여신을 제공할 수 있게 됩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러한 내용의 '금융기관 대출채권을 담보로 하는 긴급여신에 관한 규정'을 의결했다고 오늘(14일) 밝혔습니다.

한은은 현재 대규모 예금인출 사태 등 유동성 위기가 발생했을 경우 금융기관이 가진 시장성증권을 담보로 한 상시대출제도(자금조정대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번 규정이 시행되면 금통위는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시장성증권 담보 대출에 더해 대출채권을 담보로 한 긴급여신을 추가로 지원할 수 있게 됩니다.

한은은 "금융의 디지털 전환 가속화로 유동성 리스크 발생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유동성 안전판 역할을 강화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도입 배경을 밝혔습니다.

특히 대출채권은 금융기관 자산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이를 활용해 고강도 유동성 리스크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은행 총 자산 중 대출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69.8%, 시장성증권은 18.6%입니다.

김범서 한은 통화정책국 여신담보기획팀장은 "대출채권을 담보로 한 긴급여신 지원 체계가 생기면 유사시에 금융기관들이 시장성증권을 투매하지 않고도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어 금융시장 불안 방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잉글랜드은행(BOE), 일본은행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도 대출의 적격 담보로 금융기관 대출채권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한은은 위기 발생 시 신속한 유동성 지원을 위해 금융기관으로부터 평소에 주기적으로 대출채권 정보를 제출받아 적격요건을 심사하고 담보인정가액 등을 산정해 둘 계획입니다.

긴급여신 대상기관 및 대출한도, 금리, 대출 기간 등은 금통위 의결로 결정합니다.

김 팀장은 긴급여신이 실제 실행될 경우 소요 기간과 관련해선 "신용대출 채권은 2~3 영업일, 부동산담보대출 채권은 5~7영업일 정도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대출채권 담보 범위는 우선 법인기업의 부동산담보대출 및 신용대출로서 신용등급이 양호(BBB- 이상 또는 예상부도확률 1.0% 이내)한 대출채권으로 한정됩니다.

아울러 필요시 모의훈련을 통해 위기 발생 시 신속한 지원이 가능하도록 지원 체계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한은은 연말까지 금융기관과 IT 시스템 테스트 등 사전 준비를 거쳐 내년 1월 2일부터 제도를 시행할 예정입니다.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오주현(viva5@yna.co.kr)

당신이 담은 순간이 뉴스입니다!

ⓒ연합뉴스TV,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