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차기 의장으로 유력시되던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비토'에 직면했다고 현지시간 15일 CNBC 방송이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해싯 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자문역이자 측근으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와 함께 제롬 파월 현 의장의 후임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초 지명하겠다고 예고한 차기 연준 의장은 사실상 이들 두 '케빈'으로 좁혀졌다는 관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지금까진 해싯 위원장이 더 유력하고 한때 그가 낙점됐다는 보도까지 나왔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고위 인사들'이 해싯 위원장에 대해 "대통령과 너무 가깝다"는 점을 들어 반대 의견을 전달했다고 CNBC는 전했습니다.

이들의 반대 의견에는 해싯 위원장이 연준 의장을 맡으면 금융시장에서 '역효과'가 우려된다는 점도 논거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싯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호주머니'에 있는 인사인 만큼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여겨지고, 이에 장기 채권금리가 상승해 트럼프 대통령이 추구하는 저금리와 반대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겁니다.

베팅 플랫폼 '칼시'에서 이달 초 80%를 넘던 해싯 위원장의 연준 의장 지명 가능성은 이날 현재 51%로 떨어졌습니다.

워시 전 이사는 같은 기간 11%에서 44%로 올랐습니다.

이달 초 예정됐던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의장 후보군 면접이 취소됐지만, 워시 전 이사의 경우 지난 10일 다시 진행된 점도 이 같은 상황을 방증한다고 CNBC는 짚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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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경(highje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