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외압 논란 속에 1·2위 후보 간 초접전 양상으로 진행된 온두라스 대통령 선거가 투표 후 보름이 지나도록 개표를 마치지 못하면서 선거 과정에 항의하는 시위로 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나 파올라 홀 온두라스 선거관리위원장은 현지시간 15일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특별 재검표 작업을 시작하기 위한 필수적 절차를 방해하는 행위들이 이어지고 있다"라며 "국방부에 선관위 직원들의 안전을 담보하고 투표용지를 보호할 수 있는 지원을 요청했다"라고 밝혔습니다.

온두라스 일간 라프렌사에 따르면 이날 수도 테구시갈파 일부 지역에서 선관위에 불만을 제기하는 집회가 열렸습니다.

일부 참가자들이 도로를 봉쇄하고 타이어에 불을 지르는 등 폭력 시위에 나서면서 경찰과 대치하는 장면도 목격됐습니다.

로이터통신은 시위 참가자들이 대체로 좌파 집권당 지지자들이라고 전했습니다.

지난달 30일 치러진 온두라스 대선은 투표 당일 평온하게 마무리됐으나, 개표가 진행되면서 기술적 장애가 발생하고 정치적 갈등이 빚어지면서 보름이 경과한 현재까지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득표율은 트럼프 지지를 받은 우파 나스리 아스푸라(67) 후보 40.54%, 중도 살바도르 나스라야(72) 후보 39.20%, 좌파 릭시 몬카다(60) 후보 19.30% 등을 나타냈습니다.

1·2위 후보 간 득표 차는 4만 3,184표에 불과합니다.

미주기구(OAS)와 유럽연합(EU) 등 온두라스 대선 과정 전반을 살피고 있는 참관단은 부정 의혹을 제기할 근거를 확인할 수 없다면서도, 매우 더딘 개표 절차에 대해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고 AFP통신이 전했습니다.

온두라스 선관위는 일부 후보 측의 이의 제기에 따라 투표함 1만 9천여 개 중 2,700여 개 투표함의 투표용지에 대해 재검표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현재 2위에 올라 있는 나스라야 후보는 전면 재검표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로이터는 특별 재검표 대상이 1·2위 후보 순위를 뒤집을 수 있는 수량이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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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상(ju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