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과 소비의 중심축인 40대 취업자 수가 3년 넘게 줄어들면서 전체 취업자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은 30년 만에 가장 작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오늘(21일)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40대 취업자는 615만4천명으로 작년 동월보다 9천명 줄었습니다.

40대 취업자는 2022년 7월(-1천명)부터 41개월째 감소하고 있습니다.

2015년 11월∼2021년 5월 67개월 연속 줄어든 이후 소폭 회복하다가 다시 장기간 감소세입니다.

지난달 전체 취업자 가운데 4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1.2%에 그쳤습니다. 1995년(21.2%) 이후 11월 기준 최소 수준입니다.

이미 50대와 역전돼 그 격차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40대 취업자 비중은 50대보다 컸지만 2019년 11월 23.6%로 같아진 뒤 2020년부터는 50대가 앞지르고 있습니다.

40대 취업자 감소는 인구 감소와 연관이 깊습니다.

지난달 40대 인구는 1년 전보다 12만9천명 급감했습니다.

2015년 5월(-5천명)부터 10년 넘게 줄고 있으며 2022년 12월부터는 10만명대 감소 폭이 계속됐습니다.

지난달 40대 고용률이 80.7%로 작년보다 1.2%포인트(p) 높아졌지만, 인구가 취업자보다 가파르게 감소하는 탓에 고용률이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제조업 현장의 중심인 40대가 최근 제조업 고용 부진의 직격탄을 맞았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양질의 일자리로 꼽히는 제조업 취업자는 지난달까지 17개월 연속 줄었습니다.

인공지능(AI) 도입과 경영 효율화 여파로 대기업들이 희망퇴직 연령대를 40대까지 낮추면서 고용 안정성이 약화되기도 했습니다.

통상 40대는 생애 주기상 소득이 가장 높고 지출도 가장 많은 세대입니다.

'2023년 국민이전계정'에 따르면 28세부터는 소득이 소비를 초과하며 흑자로 전환되고, 45세에 4,433만원으로 정점을 찍습니다. 흑자 규모도 1,748만원으로 가장 큽니다.

그만큼 한국 경제에서 허리 역할을 해온 핵심 세대로, 주택 구입과 자녀 양육·교육, 내구재 소비가 집중되는 시기입니다.

그러나 40대의 고용 위축이 계속되면서 지출도 영향을 받는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2인 이상 비농림어가 기준 가구주가 40대인 가구의 지난 3분기 가구당 소비지출 증가율은 1.4%에 그쳤습니다. 2023년 2분기(1.0%) 이후 9분기 만에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40대가 주거, 자녀 양육과 소비 지출을 떠받쳐온 만큼 이들 세대의 위축이 내수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40대는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으로 위아래를 부양하는 세대"라며 "특히 코로나19 전후 주택 가격 상승기에 대출받아 집을 마련한 이들이 많아 가계부채 상환 부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고령화로 소비의 주축이 50대로 이동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전문가들은 경직된 노동시장 구조 탓에 쉽지 않다고 내다봅니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호봉제 성격의 임금 구조 탓에 50대 중반이면 기업에서 밀려나게 된다"며 "은퇴를 걱정해야 하는 50대가 40대의 소비 역할을 온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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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준영(kwak_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