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처음으로 우주여행에 성공했습니다.

제프 베이조스의 우주기업 블루오리진은 독일의 장애인 엔지니어 미카엘라 벤타우스(33)가 5명의 동승자와 함께 자사 뉴셰퍼드 NS-37 우주선을 타고 지구와 우주의 경계선인 카르만 선을 넘어 비행했다고 20일(현지시간) 밝혔습니다.

유럽우주국(ESA) 엔지니어인 벤타우스는 2018년 산악자전거 사고로 척수가 손상돼 하반신이 마비됐습니다.

그는 약 10분간의 여정을 마치고 착륙한 이후 "솔직히 지금껏 겪은 일 중 가장 멋진 경험이었다"라며 "나와 같은 사람에게 문이 열리길, 내가 시작에 불과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전에도 시각·청각 장애인이나 거동이 불편한 사람이 우주여행에 참여한 바 있으며, 골수암을 극복하고 다리에 보철물을 삽입한 장애인 헤일리 아르세노가 2021년 스페이스X 우주선에 탑승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휠체어 사용자가 우주로 간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AP통신은 설명했습니다.

블루오리진은 그의 탑승을 위해 우주선 캡슐 해치에서 좌석까지 오갈 수 있는 환자 이송용 보드를 설치했습니다.

또 착륙 후 서부 텍사스의 사막 지면에 카펫을 깔아 그가 발사 때 남겨둔 휠체어에 곧바로 탈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사 우주선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으며, 애초에 접근성을 고려해 설계됐기 때문에 몇 가지 사소한 조정만 거쳤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우주 비행에는 역시 독일인이자 전 스페이스X 임원인 한스 쾨니히스만도 동행했습니다.

벤타우스의 우주여행을 제안하고 후원한 쾨니히스만은 비행 중 벤타우스의 비상 보조자로 지정됐고, 착륙 이후에도 그를 캡슐에서 들어 올려 짧은 계단을 내려왔습니다.

ESA는 장애인인 예비 우주비행사 존 맥폴의 국제우주정거장(ISS) 비행을 승인했으나, 맥폴은 아직 우주비행에 나서지 않았습니다.

영국의 전 패럴림픽 선수인 맥폴은 청소년기 오토바이 사고로 오른쪽 다리를 잃었습니다.

뉴셰퍼드의 16번째 유인 우주비행인 이번 로켓 발사는 애초 지난 18일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발사 전 점검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해 이날로 연기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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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운(zwoon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