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뇌증 아이가 태어난 후 부모 품에 안긴 모습[HCA 플로리다 브랜든 병원 제공][HCA 플로리다 브랜든 병원 제공]


미국에서 무뇌증 태아를 중절 없이 출산하고 장기 기증으로 다른 아기를 살린 부부의 사연이 전해졌습니다.

현지시간 16일 FOX 13 보도에 따르면, 지난 7월 앤드류 포드와 캐서린 모닝웨이 부부는 임신 14주 차 초음파 검사에서 태어날 딸 헤이븐이 무뇌증이라는 사실을 알게됐습니다.

무뇌증은 태아의 뇌가 완전히 발달하지 못하는 선천적인 희귀성 질환입니다.

무뇌증 아기는 생존이 불가해 대부분의 산모는 임신 중절을 선택합니다.

그러나 이들 부부는 다른 결정을 내렸습니다.

미국 의학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에서 본 장기 기증 관련 이야기가 이들 부부의 사례와 비슷했던 것입니다.

드라마 속 주인공들은 태아에게 유전 질환이 있다는 것을 알고 중절 수술 대신, 출산 후 다른 아기들에게 장기를 기증했습니다.

이를 본 캐서린은 헤이븐을 출산해 장기이식을 하겠다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후 세상에 태어난 헤이븐은 며칠을 지내다 장기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의 심장 판막은 다른 아기들의 생존을 돕기 위해 기증됐고, 다른 장기도 중증 환자에게 기증될 예정입니다.

포드는 헤이븐이 자신의 가슴에 누워 평온하게 세상을 떠났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비록 우리 아이와 함께한 시간은 아주 짧았지만, 그 어떤 순간과도 바꾸고싶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부부는 플로리다 '윈터 헤이븐'을 지나던 중 아이에게 헤이븐이란 이름을 지어줘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안전한 항구'이자 '어둠 속의 빛'을 의미하는 이름입니다.

HCA 플로리다 브랜든 병원은 헤이븐과 부부에 경의를 표하며 "생명이 간절한 다른 누군가에게 장기를 기증하겠다는 단 하나의 목표로 아이를 만삭까지 품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정말 놀라운 부부"라고 말했습니다.

부부는 "헤이븐의 심장은 헤이븐이 구한 사람들의 삶 속에서 계속해서 뛸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한편 미국 국립보건원에 따르면 미국 내 임신 사례 중 약 0.1% 확률로 무뇌증이 발생하고, 무뇌증 아이를 만삭까지 품는 경우는 0.01%에 불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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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소미(jeonso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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