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언론인들이 최근 시위대가 저지른 신문사 건물 방화를 규탄하고 시위대 측의 언론인 살해 위협이 도를 넘는다며 항의 시위에 나섰습니다.

현지시간 23일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언론인 수십 명이 전날 수도 다카에서 시위를 열고 최근 발생한 폭력 시위는 언론 자유와 민주주의 가치에 대한 공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방글라데시 편집인협회 등이 주관인 시위에는 시민단체 회원과 옛 제1야당인 방글라데시민족주의당(BNP) 당원들도 참가했습니다.

앞서 지난 18일 학생시위 지도자 사망에 분노한 시위대는 다카 소재 유력 언론사인 프로톰알로와 데일리스타 건물에 불을 질렀습니다.

이 시위는 지난해 셰이크 하시나 당시 총리를 몰아내는 데 공을 세운 학생 시위 지도자 중 한 명인 샤리프 오스만 하디(32)가 사망한 날에 맞춰 전국적으로 일어났습니다.

하디는 이번 달 초 다카에서 복면한 괴한 총에 머리를 맞아 싱가포르로 이송돼 치료를 받아오다가 숨을 거뒀습니다.

하시나는 학생 시위대에 밀려 총리직에서 물러난 뒤 지난해 8월 초 자신을 지지해 온 인도로 달아나 지금까지 머물고 있습니다.

하시나의 추방을 거부하는 인도를 강력히 비판해 온 하디는 내년 2월 총선에 출마할 예정이었습니다.

그의 사망에 분노한 시위대는 두 신문사가 인도와 하시나를 편드는 보도를 해왔다고 주장했지만, 신문사 측은 이를 강력히 부인했습니다.

편집인협회 회장인 누룰 카비르는 전날 시위에서 언론인이 일하고 있던 신문사에 시위대가 불을 질렀다면서 "그들은 자신들에 반대하는 자들은 불태워 죽이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습니다.

방글라데시에선 하시나 퇴진 후 노벨평화상 수상자 무함마드 유누스를 수장으로 하는 과도 정부가 들어서 하시나 장기 집권기에 쌓인 부패를 청산하는 개혁을 진행하면서 총선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위 유혈 진압 책임으로 궐석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하시나와 지지 세력이 반발하는 등 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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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섭(le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