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본사 앞 간판[연합뉴스 자료사진][연합뉴스 자료사진]세계 제1위 비철금속 제련회사 고려아연이 미국 정부와 손잡고 추진 중인 미국 전략광물 제련소 건설 프로젝트가 최대 고비를 넘었습니다.
고려아연이 제련소 건설을 위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 10%를 미국에 넘기기로 한 것과 관련해 영풍·MBK파트너스 측이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기각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의 미국 제련소 건설 프로젝트는 급물살을 타게 됐습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경영권을 방어해줄 든든한 우군을 확보하며 '일거양득'의 효과를 누리게 됐습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상훈 수석부장판사)는 오늘(24일) 영풍·MBK가 고려아연을 대상으로 제기한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고 양측에 결정문을 송달했습니다.
앞서 고려아연은 지난 15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74억 3,200만달러(약 10조9천억원)를 투자해 제련소를 짓기로 결정했습니다.
계획대로라면 2027년 착공해 2029년부터 순차 가동하고, 핵심 광물 11종을 포함한 총 13종의 금속과 반도체용 황산을 생산할 계획입니다.
미국의 정부·기업과 합작법인(JV)을 세워 투자하는 방식으로, JV의 최대주주(지분 40.1%)는 미국 전쟁부(옛 국방부)입니다. 고려아연이 이 JV에 고려아연 지분 10%를 제3자 배정 유증을 통해 넘기기로 하면서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그동안 고려아연은 이사회는 장악하고 있었지만, 지분율에서는 영풍·MBK에 크게 밀려 시간이 지나면 결국 영풍·MBK가 주도권을 쥘 것이란 전망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JV가 고려아연의 10% 지분을 보유하게 되면 현 경영진인 최윤범 회장 측 우호 지분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에 따라 영풍·MBK 측은 "고려아연이 제련소 직접 투자가 아닌, 제3자 배정 유증을 택한 것은 자금 조달 목적이 아니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경영권을 방어해 줄 '백기사'를 확보하려는 의도"라며 즉각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반면 고려아연 측은 "이번 투자는 미국 정부와 전략적 제휴 관계를 구축하며 '신뢰 가능하고 안정적인 핵심광물 공급자'로서의 지위를 확보하기 위한 합법적·합리적인 경영 판단"이라고 맞섰습니다.
이번 제3자 배정 유증이 최 회장 개인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우호 지분 확보인지 아니면 경영상 필요에 의한 투자 유치인지 여부를 두고 팽팽하게 맞선 가운데,
법원은 양측 주장을 신중히 검토한 끝에 경영권 방어 목적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상법 418조 2항에서는 제3주 배정 유증과 관련해 신기술 도입, 재무구조 개선 등 회사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에 한해 허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법원이 제3자 배정 유증 필요성을 인정하며 고려아연의 손을 들어준 겁니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의 미 제련소 프로젝트도 탄력을 받게 됐습니다.
이와 함께 고려아연이 예정대로 오는 26일 유상증자 대금을 납입하고 200만8,716주를 신주로 발행하면 의결권 주식 기준으로 MBK·영풍 측 지분은 43.42%가 되고, 최 회장 측 지분은 18.76%로 올라갑니다.
최 회장 측 우호 지분으로 분류되는 한화(8.15%)와 신설 JV(11.21%), LG화학(1.99%) 등에 국민연금(5.08%)까지 합하면 최 회장 측 지분은 총 45.53%로 MBK·영풍 측 지분을 넘어설 전망입니다.
내년 3월 주총에서 최 회장 측 일부 이사들의 임기가 끝남에 따라 이사회 추가 진입을 노려온 MBK·영풍 입장에서는 표 대결 구도가 뒤집힌 셈입니다.
고려아연 이사회는 현재 최 회장 측 11명, MBK·영풍 측 4명으로 구성돼있습니다.
MBK·영풍은 법원 판단에 유감을 표명했지만 유상증자가 예정대로 실행될 경우 지분 구조 변화는 되돌리기 어려워 최 회장의 경영권 방어는 한층 공고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미국 정부가 직접 투자에 참여하면 고려아연이 '미국의 안보 자산'으로 분류돼 영풍·MBK 측이 시도하고 있는 인수합병(M&A)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까지 제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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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하림(halimk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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